대한항공 신 예약발권시스템, 안정화 안돼 이용자 불편 잇따라

대한항공의 예약·발권시스템이 가동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아 장애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이 일정변경이나 환불 기능을 갖추지 못해 콜센터 전화가 폭주, 마비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여객기 이용자들의 불편이 상당 시일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마데우스 ‘알테아’ 기반으로 구축돼 지난달 21일 가동한 예약·발권시스템이 아직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아 잇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3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예약·발권시스템을 구축, 가동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으로 일정변경이나 환불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새로 가동한 예약·발권시스템에는 인터넷 일정변경 및 환불을 수행하는 모듈 개발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언제 개발이 완료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항공사 예약·발권시스템에는 인터넷으로 예약은 물론이고 일정변경이나 환불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당분간 인터넷 예약 일정변경이나 환불은 콜센터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콜센터 업무 증가로 전화가 폭주해 연결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여객기의 일정을 변경하려는 한 이용자는 “콜센터로 전화를 수차례 걸었으나 통화가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일정 변경이 급하게 이뤄져 시간이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이용이 급증하는 셀프체크인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이용객들의 불편을 사고 있다. 셀프체크인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 중 20%를 상회할 정도로 사용이 활성화됐다. 최근 김포공항 셀프체크인을 가동하는 등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예약·발권시스템 안정화가 늦어지면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항공사를 변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외국계 항공사의 대대적인 마케팅 진행과 저가항공사의 적극적인 영업 확대로 자칫 대한항공의 시장 점유율이 이번 계기로 축소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상황 파악 중이라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새로운 예약·발권시스템은 2011년 착수, 외국계 솔루션 기반으로 1000억원을 들여 구축한 신여객시스템이다. 한국IBM이 참여해 시스템통합(SI)사업을 수행했다. 당초 지난 5월 18일 가동 예정이었으나 개발 미흡으로 세 차례 연기돼 지난달 21일 가동됐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