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디지털 정보기기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게임 앱, 뮤직 앱, 시간표 앱 등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앱을 비롯해 모기 퇴치 앱과 팝콘 튀겨주는 기상천외한 앱까지도 일상에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 학생이지만 현업에서 이미 앱디자이너로서 살아가고 있는 한나영씨를 만나 앱디자이너 직무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대학생, 유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회사에서 일하다
한씨는 경희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대학생이다. 그녀는 1년 휴학을 한 뒤, 현재는 유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회사인 크리에이티브밤에서 앱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4~6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용 창의력 게임 앱을 개발하고 있어요. 저는 이곳에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고요. 특히 캐릭터디자인에서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씨는 “처음 교수님께 일 제안을 받았을 때 ‘이번 기회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겠다’라고 생각했었다”며 망설임 없이 바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개발 중인 앱은 ‘분홍돌고래 뽀뚜’라는 앱으로 유아용 창의력 개발 게임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동시에 창의력도 자연스럽게 증진시킬 수 있는 교육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기존의 창의력 증진 방법이 책이나 놀이, 어느 한쪽에만 유난히 치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에 치중되지 않게 밸런스 조절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살의 나이에 팀장의 자리에 서다
23살, 아직 젊은 나이지만 그녀는 벌써 팀장이라는 직함을 달았다.
“인턴기간이 끝나고, 일반 디자이너가 되자마자 바로 팀장 직함을 달았을 땐 솔직히 심적 부담감이 꽤 컸습니다. 무엇보다 제 스스로의 실력을 아직까지는 완벽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아직 저는 경험도 부족하고 배울 것은 이렇게 많은데 과연 팀장 자리를 맡아도 되는 걸까, 그땐 제 실력에 자신이 없었죠. 아니 확신이 없었다고 해야 맞는 걸까요?. 하지만 팀장으로서 맡은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내니 성취감도 생기면서 동시에 자신감과 직위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물론 이와 함께 책임감은 더욱 커졌어요.”
책임감과 부담은 언뜻 보면 비슷한 단어 같다. 한씨는 책임감은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부담은 자괴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여유롭게 웃어 보인다. 23살의 대학생 한나영이 아닌 프로패셔널함이 넘쳐나는 ‘디자이너 한나영’의 모습이 보였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한나영씨의 조언
-앱 디자인을 하려면 자바나 C언어 같은 관련 전문 지식이 따로 필요한가?
▲현재 저는 디자인 공부와 더불어 주말마다 조금씩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있어요. 아직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요. 제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려는 이유는 개발자들의 소스를 읽어내고 싶어서입니다. 개발 소스를 읽어낼 수 있다면 개발자와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되고 그로 인해 좀 더 애플리케이션의 내용들이 풍부해 질 수 있겠죠. 더 나아가 제가 개발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면 전체적인 개발시간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웹 디자인을 하기 위해 주력해야 하는 전공과목을 추천한다면?
▲폰트(글씨체) 공부입니다. 글씨는 모든 것의 기본이 됩니다. 가독성 있는 글이 오히려 그림보다도 훨씬 쉽고 빠르게 전달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은 그림만 잘 그리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를 가장 최우선으로 위해야 하는 직업인만큼, 항상 그들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대부분은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가적인 설명이 꼭 필요합니다. 그림을 아무리 잘 그리더라도 글씨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저는 실패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씨도 하나의 그림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디자인 관련 직종이 밤샘 작업이 많다고 들었다.
▲저희 회사는 기본적으로 야근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출근시간 및 퇴근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어요. 덕분에 업무효율이 올라가서 하루에 각자가 정해놓은 양의 일을 더욱더 빠르고 꼼꼼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야근을 할 시간에 자기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일적인 자신감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복학 후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 위해 따로 계획해둔 시간 안배 방법이 있나.
▲아직까지는 학과공부와 회사 일을 병행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견뎌낼지 궁금합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힘들기만 하고 결국엔 양쪽 다 흐지부지 되지는 않을까하는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도 좋은 기회인만큼 둘 다 멋지게 소화해내려고 합니다. 그동안 업무시간 외의 것들에 쏟았던 시간과 노력을 학과공부로 돌린다면 졸업과 프로젝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