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 추진 FCC, "오바마는 우리 편"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 새로운 망중립안을 추진중인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FCC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지난 5월 FCC는 ‘망사업자가 별도 요금을 받고 인터넷사업자에게 급행 회선(fast lane) 제공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망중립 안을 가결, 연말 확정을 위해 개정 절차를 추진중이다.

망중립안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톰 휠러 미 FCC 위원장이 최근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톰 휠러 당시 벤처 캐피탈리스트를 FCC위원장 후보로 공식 발표하는 장면.
망중립안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톰 휠러 미 FCC 위원장이 최근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톰 휠러 당시 벤처 캐피탈리스트를 FCC위원장 후보로 공식 발표하는 장면.

하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콘텐츠 제공업체는 물론, 일반 소비자 단체로부터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망 중립 정신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왔다.

특히 백악관 내에서도 FCC 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세어나와, 연말 법안 제정 시효가 임박한 지금껏 이렇다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망중립성 원칙 고수는 지난 2008년 미 대선 당시 오바마 캠프의 주요 캠페인 중 하나였다. 지난 8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 참석, ‘망중립성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구글 부사장 출신 인사를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자신의 정책보좌관으로 임명하자, FCC 입지가 더욱 흔들리는 모양새였다.

상황이 이렇자, 휠러 FCC 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자청, “망중립에 대한 내 견해는 변함이 없다”며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다(the two are in sync on the issue)”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망중립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급행 회선을 만든다고 해서) 망사업자들이 인터넷 네트워크를 부분별하게 다중 운영하는 것을 FCC가 허용하진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휠러 위원장은 전했다.

이번 조치로 망중립 안 추진의 가장 큰 장애물였던 백악관과 FCC간 불협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관측돼, 법안 처리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외신들은 내다봤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