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풍선효과

[프리즘]풍선효과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현상을 풍선효과라고 한다. 통상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특정 사안을 규제 등 조치로 누르면 규제조치가 통하지 않는 다른 경로로 우회해 유사한 문제가 일어나는 상황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SW)업계도 이러한 풍선효과가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정보화 SW 유지관리 비용 현실화를 위해 6~7% 수준이던 대가를 우선적으로 10%, 단계적으로 15%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정책을 반겼고, 제대로 된 SW유지관리 비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쳤다.

기대감이 컸던 탓일까. 문제는 유지관리 비용이 아닌 다른 곳에서 튀어나왔다. 정부가 SW유지관리 현실화를 위해 공공 정보시스템 운영 예산은 늘렸지만 전체 정보화 예산은 늘리지 않았던 탓이다. 결국 공공기관은 SW 유지관리 예산을 늘리기 위해 신규사업 예산을 줄였다. 정부3.0 등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업 수를 줄이기보다 단위당 사업예산을 줄인 것이다.

SW기업은 유지관리 비용을 조금 더 받는 대신 저가로 발주되는 신규 공공정보화 사업에 제안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SW 유지관리 현실화도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됐다.

프로젝트관리조직(PMO)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제도를 도입했지만, 도입된 제도를 적용하기 위한 별도 예산이 전체 정보화 예산에 추가되지 않아 결국 본사업 예산을 쪼개 PMO 사업을 발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PMO도, 본사업도 모두 낮은 사업예산으로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내년 정보화 예산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다. 똑같은 상황이 내년에도 벌어질 전망이다. SW업계는 이 같은 ‘풍선효과’가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른바 SW중심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더 근본적인 개선책에 천착해야 하지 않을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