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1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정무·산업통상자원 등 9개 상임위를 열어 공영방송 퇴색·부실대출·자원외교 실패 문제 등을 집중 추궁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는 곽성문 코바코 사장의 ‘친박(친박근혜) 자기소개서’ 논란이 일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곽 사장의 사장 재공모 지원서에 따르면 그는 “이번에 공직을 맡게 된다면 이것이 저의 마지막 공직이며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한 작은 노력이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오랜 개인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측근이 됐고, 나아가 이른바 ‘친박그룹’의 일원으로 의정활동 4년 내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사실상 지상파방송의 생명줄을 쥔 방송광고, 즉 방송의 재원 공급을 맡은 분께서 저렇게 ‘친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불사르겠다는 자세와 태도를 가져서는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이룰 수 없다는 게 상식적 판단”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우상호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코바코는 자본과 권력의 압력으로부터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지키는 게 사명”이라며 “권력의 성공을 위해 방송의 재원 배분을 왜곡할 가능성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사장은 “정치적 견해가 코바코의 공적 업무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한다”며 진화를 시도했지만 오후 들어서도 위원회 차원의 사퇴 결의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의 주장에 20여분간 국감이 중단되기도 했다.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세월호 관련 대출 부실이 집중 거론됐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산업은행이 2012년 10월 청해진해운에 대출 100억원 중 80억원을 실행하면서 감정평가도 하지 않은채 부실대출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감정평가서는 대출 실행 후 넉 달 뒤인 2013년 2월에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불법 증축에 들어갈 돈을 대출해주면서 왜 담당자는 대출 전 감정평가를 했다고 거짓말을 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세월호 뿐만 아니라 그 이전 다른 선박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천해지의 담보금이 적은데도 신용대출이 크게 이뤄졌다”며 기업은행의 천해지 관련 대출을 지적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천해지는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생각했다”며 “대출채권을 충분히 매각해 10월 말 이전에 1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채권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산업통상자원위의 한국광물자원공사 국감에서는 전 정부 때부터 추진된 자원 외교의 실패 사례가 주요 비판 대상이 됐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2008년 이후 본격화해 누적투자액이 2007년 2478억원에서 지난해 3조5997억원으로 14.5배나 뛰었지만 회수금은 이 가운데 3367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2010년 진행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락플라츠 유연탄광 사업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경제성이 없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원금 187억원 중 176억원 손실을 보고 지난해 이를 전액 손실처리했다”며 “청문회를 통해 MB정부 5년간의 외국자원 개발사업의 공과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