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 곳곳에서 인수합병(M&A)이 잇따르면서 해당 금융사 IT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 주체에 따라 대규모 IT통합은 물론이고 IT아웃소싱 사업자 변경 등 다양한 변화가 이뤄진다. 정보시스템 통합이나 IT아웃소싱 변경 시 적지 않는 혼란도 예고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 금융사가 매각을 추진 중이거나 추진할 예정이어서 IT통합 프로젝트와 IT아웃소싱 변경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IT통합 프로젝트와 IT아웃소싱 사업자 변경은 금융IT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외환은행 IT통합 초미의 관심
대표적 사례는 조기 통합을 논의 중인 하나·외환은행 IT통합이다. 통합은행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IT통합은 절대적이다. IT통합은 하나은행 시스템 기반에 외환은행 시스템을 얹히는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나은행 기간계시스템은 지난 2010년 2000억원을 들여 상품처리시스템 등으로 구성, 개발됐다. 외환은행 시스템은 2005년 1월 가동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시스템 노후화를 고려하면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기반으로 외환은행 시스템 통합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해외법인 시스템은 하나은행 시스템 기반으로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나·외환은행은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IT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말이나 2016년 본격적인 IT통합이 시작된다. 향후 LG CNS 상암데이터센터에 입주해 있는 외환은행 정보시스템도 이전한다.
옛 우리금융지주 계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인수한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도 계열 은행 간의 시스템 연계를 추진한다. BS금융지주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은행 구분 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 연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완료된 경남은행 차세대시스템에는 시스템 연계를 반영했다. JB금융지주의 전북은행도 광주은행과 시스템 연계를 본격화한다.
우리은행 매각도 관심사다.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교보생명·한국투자금융지주 컨소시엄 등이다. 인수를 희망하는 은행이 없기 때문에 우리은행 M&A에 따른 IT통합은 추진되지 않을 전망이다. IT아웃소싱 주체도 우리금융지주에서 우리은행 자회사로 변경된 우리에프아이에스가 패키지로 매각될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보험, M&A로 IT아웃소싱 변경
증권·보험 업계도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NH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IT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2월 30일 새로 출범하는 NH투자증권(가칭)은 1차로 출범 전까지 재무·경영시스템을 통합하고 그 외는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정보시스템 기반으로 NH증권 시스템을 더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고 NH증권은 2010년 코스콤에서 분리, 자체 시스템을 갖췄다. 정보시스템 규모는 우리투자증권이 NH증권보다 크다. 우리금융그룹 데이터센터에 있던 우리투자증권 정보시스템도 이원화해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
증권 업계에서는 현대증권과 대우증권도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인수 주체에 따라 또 다른 대형 IT통합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도 있다. 금융 계열사나 그룹 계열사가 인수하면 IT아웃소싱 사업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IT조직을 두지 않는 외국자본에 인수되면 큰 변화는 없다. 중국 자본인 유안타증권에 인수된 동양증권의 IT아웃소싱 사업자는 동양네트웍스로 유지되고 있다.
보험 업계에서는 M&A에 따른 IT통합보다는 IT아웃소싱 사업자 변경만 예상된다. LIG손해보험을 KB금융그룹이 인수하면 아웃소싱 사업자가 LIG시스템에서 KB데이타시스템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DGB금융이 인수한 우리아비바생명도 IT아웃소싱 사업자가 우리에프아이에스에서 DGB금융그룹 계열 IT서비스인 DGB데이터시스템이 맡게 될 전망이다. 매각 추진설이 나도는 KDB생명도 인수 주체에 따라 현 아시아나IDT에서 다른 곳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