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가전업계에서 혁신업체로 주목받던 중견기업 모뉴엘이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해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뉴엘은 지난 20일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모뉴엘이 금융권에 빌린 여신 규모는 1금융권 5900억원, 2금융권 200억원 등 총 6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여신 규모는 기업은행이 1500억원 가량으로 가장 크고, 산업은행이 1165억원, 외환은행이 1천100억원 가량 등이다. 대출채권의 대부분은 수출대금을 조기 융통하기 위한 수출환어음 매입에 따른 것이며 신용대출도 상당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이 농협 등 일부은행이 매입한 수출환어음에 대한 결제를 연체하자 무역보험공사는 지난 13일 각 은행에 모뉴엘의 수출채권매입을 중단할 것으로 통보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등 일부 채권은행은 모뉴엘 대출금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처리했다.
모뉴엘은 지난해 매출이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이 1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여건이 좋은 강소기업으로 평가받았다. 모뉴엘의 갑작스러운 법정관리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아직 법정관리도 개시하지 않은 단계여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일부 회수불가 채권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모뉴엘이 수출 규모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매출을 위장해 은행권으로부터 돈을 융통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급성장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7년 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로 지목해 지명도를 높이기도 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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