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분신시도 아파트 주민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들의 비인간적인 처우에 분신시도를 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이모(53)씨가 분신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아파트 경비원 이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노총과 동료들에 따르면 평소 입주민들로부터 수시로 인격적 모멸감을 느낄정도의 막말을 들어온 아파트 경비원 이씨는 이날 또 다시 입주민에게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듣고 몸에 신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했다.
이들은 “외부에서 사고 난 차량을 경비원의 탓으로 전가하고, 한 입 베어 문 시루떡을 먹으라고 주는 등 마치 개·돼지가 된 듯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일반노동조합은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자 대표의 사과와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노총은 "입주자 대표가 분신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재발방지 대책 논의를 위해 노동조합과 입주자대표회의간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노총은 "평소 일부 입주민으로부터 괴롭힘이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은 당일의 정황이 잘 말해준다"라며 "아파트 입주자들을 대표하는 입주자 대표회의는 이번 일에 대해 가족을 위로하고 입주자들의 일상적인 인격무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라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번 문제는 단지 한 사람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재발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번 사건의 수습대책도 중요하지만 아파트 입주민의 근본적인 인식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에도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관리하지 않아 소음이 크다며 입주민의 폭언을 들은 한 경비원이 자살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따라서 아파트 경비원 등 비정규직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없는 한 이런 사태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파트 경비원 이모 씨의 분신자살 시도 사건에도 해당 입주민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신현대아파트 분회는 이 씨 분신자살 기도 사건 뒤 펴낸 팸플릿에서 “이런 참담한 일을 당했는데 주민을 대표하는 어느 누구도 병문안조차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에서 키우는 개돼지만도 못하는 취급을 받는 건 신분상 약점 때문에 우리를 우습게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입주민 중에는 집값 하락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압구정 모 아파트의 경비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렇게 방송에 나가면 집값 떨어진다고 말하는 입주민도 있다”며 “사람이 죽었다 살았다 하는데 집값이 문제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파트 경비원 분신시도 아파트 주민
온라인뉴스팀 onli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