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로 세계에서 소비세가 가장 높은 국가인 헝가리가 인터넷 내 데이터 전송에 세금을 부과하는 초안이 의회에 제출되어 눈길을 끈다. 헝가리 국내 업체와 인터넷 이용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헝가리 의회에 제출된 새로운 과세 규정에 따르면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 1GB당 150포린트 세금을 부과하는 조항이 있다. 헝가리 정부 관계자는 이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면 연간 200억 포린트(한화 868억원대)에 달하는 세수를 얻을 것이라며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해결책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헝가리 내 인터넷 트래픽은 11억 5,000만 GB를 기록했다. 여기에 모바일을 통한 트래픽도 1,800만 GB다. 2013년 한 해 모든 트래픽에 과세를 하면 1,750억 포린트가 나온다. 헝가리 정부의 세수 예측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의회에 초안이 제출되면서 헝가리 내 인터넷 사용자는 새로운 세금에 반대하는 그룹을 페이스북에 설립, 이미 1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들이 염려하는 건 세금 부과 대상은 공급자지만 결국 공급자가 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사용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의 반대에 부딪히자 정부 관계자는 과세로 인해 사용자가 지불하는 요금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사용자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세금은 예전에도 네덜란드가 파일 공유를 합법화하고 트래픽에 과세하는 방안은 검토한 바 있고 영국에선 CD의 사적 복제를 인정하는 대신 MP3 플레이어에 과세하는 일명 아이팟세 도입을 요구하는 음악업계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론 세계적인 대기업은 여러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면제받는다. 애플의 경우 수익을 아일랜드 자회사에서 네덜란드를 통해 무관세 지역인 카리브해로 이전하는 더블 아이리시앤더치 샌드위치 방법을 동원, 35% 세율을 2%로 줄였다. 구글도 같은 방법으로 지난 3년 동안 31억 달러를 조세 회피했고 아마존은 영국에서 세금을 전혀 지불하지 않아 납세액이 제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