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의 세계 첫 민간수익형 발전 사업에 대규모 배터리를 공급한다. 정부나 전력사 사업과 달리 100% 민간자본이 투입된 사업의 공급권을 확보하면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유럽 신재생에너지 발전기업 아쿠오로부터 20㎿h급 ESS용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수주했다. 이는 약 400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배터리 가격만 약 160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쿠오는 신재생에너지분야 발전소 건설사업자로 2016년까지 3GW 규모의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글로벌 전력분야의 유력 공급선을 확보하며 프랑스·유럽 내 시장 선점 기반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아쿠오는 프랑스 정부기관인 에너지규제위원회(CRE)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 선정돼 향후 20년간 일정 수준의 판매가격을 보장받으며 전력공급권을 확보했다. 사업은 나폴레옹 고향으로 유명한 코르시카·레위니옹 섬 두 곳에 각각 11㎿h, 9㎿h급 ESS와 대규모 태양광발전 설비가 들어선다. 초기 설비 자금은 유럽 내 유력 금융 투자기관을 통해 민간자금으로 운영되며 전력 판매분에 따라 민간에게 장기간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LG화학은 프랑스 배터리 업체 사프트 등과 경쟁에서 기술·가격경쟁력을 인정받아 올해 초 아쿠오 컨소시엄에 참여, 최근 코르시카 섬 사업에 펀드까지 완료해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레위니옹 섬의 ESS 구축 예산은 펀드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공급하는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발전 기복이 심한 태양광발전의 전기를 저장했다가 출력을 안정화시켜 전력망으로 보내는데 활용된다. LG화학은 지난해 독일 펠트하임 풍력발전단지 사업과 독일 IBC솔라의 태양광발전 사업에 ESS용 배터리를 잇따라 수주했다. 배터리 업체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가장 많은 실적을 보유하며 기술·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LG화학 관계자는 “프랑스 에너지관련 기업들과 다양한 ESS 공급이 논의 중이지만, 특정 기업과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