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 양국 전문직 자격증을 서로 인정하기로 한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요청으로 타결된 한미 FTA 부속서 상의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MRA)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은 2012년 3월 FTA를 발효하면서 1년 안에 건축, 엔지니어링, 수의 분야 전문자격증 상호인정을 위한 작업반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작년 6월에야 1차 회의를 하는데 그쳤다. 두 나라의 전문자격증 관리체계가 다른 상황이 한미 FTA 협상 때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 상호 인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에서는 중앙정부가 전문자격증 발급과 관리 업무를 맡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대신 주별로 관련 협회가 관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예를 들어 미국 수의사가 한국에서 영업하려면 우리 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되지만 한국 수의사가 미국에 진출하려면 연방정부가 아닌 해당 주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미 텍사스주하고 기술사 자격증 인정 문제를 협의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우리가 진출을 원하는 주 정부와 관련 협회가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데 1차 작업반 논의 과정에서 미 연방정부 관계자만 참석했다”며 “미국 50개 주와 개별 협상을 하라는 것은 상호주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