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가 3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셰일가스 생산 광구 지분을 인수하며 자원개발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매년 구매 부담이 커지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인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K E&S는 지난달 말 북미 현지에 설립한 손자 회사 듀블레인에너지를 통해 미국 콘티넨털리소스(이하 콘티넨털)의 미국 가스전 지분 49.9%를 3억60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계약 시점에 9000만달러를 콘티넨털에 현금으로 지급했고 나머지 금액은 SK E&S가 개발비 절반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지분 인수에 따른 잔금 2억7000만달러가 모두 지급되는 시점까지 연간 개발비의 75%를 SK E&S가 부담하는 형태다.
셰일가스 생산은 SK E&S와 콘티넨털 공동 투자로 이뤄지며 광구 개발, 생산 단계에 걸쳐 양사가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구 운영은 콘티넨털이 담당한다.
SK E&S가 사업에 나선 우드포드 셰일가스전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북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천연가스 매장량은 7600만톤, 부지 면적은 182㎢(5510만 평)에 달한다. SK E&S는 총 매장량의 절반인 3800만톤의 가스를 확보했다. 두 기업은 오는 2017년부터 생산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3년간 광권 유지를 위한 시추에만 주력한다.
SK E&S는 이번 계약으로 국내로 도입하는 LNG 가격 상승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SK E&S의 연간 LNG 구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민간발전, 집단에너지사업 확대로 주연료인 LNG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스공사로부터 발전용 LNG를 구매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탕구 광구에서 연간 50만톤의 가스를 국내로 직도입하고 있다.
SK E&S는 이번 계약으로 총 3800만톤의 가스를 확보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입한 천연가스 총량(약 3900만톤)과 맞먹는다. 오는 2019년부터는 연간 240만톤가량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SK E&S의 몫은 연간 120만톤이다. 가스 가격이 오르면 구매 비용이 상승하지만 미국 셰일가스전 생산물량 가격도 상승한다. 가격 상승에 대한 리스크가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향후 셰일가스 등 비전통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콘티넨털의 거점인 바켄 분지와 우드포드 분지는 텍사스 이글포드, 헤인즈빌과 더불어 미국 내 유망한 셰일가스 매장 지역으로 분류된다. 콘티넨털과의 협력으로 천연가스 시장 가치사슬 상류에 해당하는 탐사·개발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K E&S관계자는 “북미에서 생산한 셰일가스를 국내로 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스 가격이 상승할 때 구매 비용이 증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며 “셰일가스전을 보유한 LNG사업자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자원개발 사업 능력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