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가 미국 통화정책 급변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우리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27일 IMF는 ‘201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전망’에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시장금리가 급등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쇼크 발생 시점으로부터 1년 동안 0.9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발 금리 인상 충격에 휩싸이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3% 초반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4.0%, 3.9%로 전망한 바 있다.
IMF는 이런 내용을 지난 21일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의 공동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로메인 듀발 IMF 아시아·태평양지역경제팀장은 “한국에 들어오는 자본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금융 부문에서 자본유출 가능성이 있고 실물경제 부문은 대미 수출 둔화로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상황에서 일본 경제성장률은 0.86%포인트, 아세안 5개국은 0.85%포인트, 중국은 0.79%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가 0.15%포인트로 예상 성장률 하락 폭이 가장 낮은 반면 한국 하락폭이 가장 크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우리나라 자본 유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국은 충분한 외환보유액,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상대적으로 우량한 재정건전성 등으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며 “자본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도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급속히 진행하면 영향이 워낙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