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여사의 여행칼럼] 베트남 다낭, 여행객들의 '오아시스'

다낭비치에서 일출을 기다리며
다낭비치에서 일출을 기다리며

10년만에 찾은 다낭은 공항부터 변해있었다. 10년전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어색할만큼 초라했던 공항이 이제는 베트남중부 핵심도시의 관문답게 규모나 시설이 갖춰진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다.

베트남지도
베트남지도

지도에서 보면 알겠지만 다낭은 베트남의 가장 중간에 위치한 배꼽에 해당하는 도시이다. 베트남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후에와 호이안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산업도시면서도 문화도시이다.

 다낭야경
다낭야경

10년전에 찾을때만 해도 다낭은 후에나 호이안을 가기위해 거쳐가는 도시에 불과했다. 당시의 다낭은 중부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는 해도 숙박시설이 많지 않은데다 식당도 베트남 현지인들을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여행자들에게 관심이 될만한 것은 박물관과 마블마운틴정도였고 버스나 택시를 타고 하이반패스를 지나면서 빼어난 경치를 감상하고 지나친 곳이었다. 그랬던 다낭이 변했다.

 다낭 스카이라인
다낭 스카이라인

중부지역의 다낭은 북부의 하노이, 남부의 호치민과 비교해볼때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시내에는 새로 지은 호텔이 많아져서 5만원정도의 예산으로 깔끔하고 현대적인 호텔에 묵을수 있다. 숙박시설은 선택의 폭이 다양해서 2만원대서부터 30만원대, 여행자숙소부터 최고급 리조트까지 예산과 목적에 맞게 고를수 있다. 먹거리도 최고급 레스토랑서부터 길거리에서 즐기는 베트남음식까지 즐길수 있다. 베트남여행자들에게 다낭은 오아시스같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베트남최고의 휴양지로 부상하는 다낭비치
베트남최고의 휴양지로 부상하는 다낭비치

20km가 넘는 다낭비치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최대의 비치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뻗은 다낭비치는 최고급리조트들이 자리잡고 계속 공사중이다. 다낭비치는 손트라페닌슐라, 더쾅비치, 미케비치, 백마이안비치, 논누억비치로 나누는데 각자의 예산과 취향에 따라 숙소를 선택하면 된다.

고급리조트의 개인비치
고급리조트의 개인비치

이중 손트라페닌슐라와 백마이안 논누억비치에는 고급리조트들이 많고 대부분의 비치들이 리조트에 포함된 개인비치라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한다. 예산이 충분하고 한적하게 휴양하고 싶을때는 이곳을 선택하면 된다.

베트남 전통 소쿠리배가 즐비한 미케비치
베트남 전통 소쿠리배가 즐비한 미케비치

베트남사람들과 어울리고 싶고 현지의 분위기를 충분히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미케비치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4킬로미터정도의 비치에는 공중해수욕장이 있고 고기잡이 배들도 왔다갔다 한다. 베트남특유의 소쿠리배들이 비치에 늘어선 모습은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른 새벽부터 공원에서 단체체조하는 모습
이른 새벽부터 공원에서 단체체조하는 모습
비치에서 해산물 흥정하는 모습
비치에서 해산물 흥정하는 모습

해뜨기전부터 비치는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공원에 나와서 단체로 체조를 즐기는 모습, 뜨거운 햇빛을 피해서 이른 새벽부터 수영을 즐기는 베트남시민들, 고기잡이 나가서 잡아온 해산물들을 비치에 펼쳐놓고 흥정하는 모습, 그물을 거두는 어부들의 모습, 여명에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 미케비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볼수 있는 곳이다. 여행에 지친 몸과 마음이 쉬어가는데 이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해뜨기전 그물을 걷어올리는 사람들
해뜨기전 그물을 걷어올리는 사람들

비치의 태양은 강렬하다. 비치를 가장 즐기기 좋은 시간은 해지기전부터 해지고 난 다음과 해뜨기전 여명의 시간이다. 한낮의 다낭비치는 참 한가롭다. 뜨거운 태양아래 수영이나 산책을 즐길 사람은 많지 않다. 소쿠리배들도 한낮에는 비치에 엎어져서 낮잠을 잔다. 뜨거운 한낮에는 관광코스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해지기전에 비치로 나와서 산책하고 수영을 즐기는 요령이 필요하다. 이른 새벽에 비치로 나와서 일출을 보는것도 잊지 말자. 해뜨기전 다낭의 바닷가는 그야말로 삶의 현장 자체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허무하다고 생각되거나 살아감이 무력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다낭의 미케비치를 추천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바나힐리조트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바나힐리조트

다낭시내에서 40킬로정도 서쪽으로 가면 2009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나힐 케이블카가 있다. 1487m 높이의 바나산정상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5200m 길이로 올라가면서 계곡의 경치와 멀리 보이는 다낭시내의 정경을 즐길수 있다. 식민지시절부터 프랑스인들의 휴양지로 개발이 되어 지금도 리조트와 각종 시설들이 공사중이다. 한여름에도 바나힐 리조트에서는 시원하게 지낼수 있으니, 베트남의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바나힐정상에서 하루정도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바나힐케이블카 출구 유럽에 온듯한 느낌이다.
바나힐케이블카 출구 유럽에 온듯한 느낌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바로 호텔이 있고 유럽의 성을 연상하는 건물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웨딩사진 촬영하는 장면들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 곳이다. 리조트에는 각종 현대식 놀이기구들이 있어서 남녀노소가 즐기고 산책로도 잘 구비되어 있어서 경치를 즐기면서 여유를 즐길수도 있다. 바나힐 케이블카는 시간을 정해서 운행하고 있으니 산정에서 숙박할 것이 아니라면 케이블타를 타면서 반드시 운행시간을 확인해서 타야 한다.

하이반패스로 가는 길
하이반패스로 가는 길

다낭에서 전망을 즐기는 코스로 바나힐외에 하이반패스가 있다. 내셔날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여행지 50곳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한 하이반패스는 하이반터널이 생기기전에는 다낭에서 후에를 가려면 반드시 거쳐가는 곳이었다. 동남아시아 최장의 하이반터널이 생기면서 버스나 택시들은 터널로 다니고 있어서 지금의 하이반패스는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택시나 모터사이클을 대절해서 가야 하는데 다낭시내 어디서나 택시나 모터사이클을 만나서 흥정할수 있다. 흥정하기 피곤한 사람들은 호텔프론트에 택시나 모터사이클을 부탁해도 된다. 꼬불꼬불 구비마다 보는 경치와 하이반패스 정상에서 보는 랑코비치의 아름다움은 터널을 선택하지 않고 돌아가는 수고로움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다낭에서 후에로 이어지는 기차내부
다낭에서 후에로 이어지는 기차내부

하이반패스를 즐기는 다른 방법으로는 기차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후에와 다낭사이를 잇는 기차길은 하이반언덕길을 돌아서 간다. 기차창문은 다소 지저분하지만 창을 통해서 보는 경치는 차로 달리면서 보는 하이반고개길하고는 또 다른 느낌이다. 과거에 외국인들이 기차표를 사는 것은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는 사기 힘든 일이었는데 지금은 외국인들도 기차역에서 바로 기차표를 살수 있다.

마블마운틴
마블마운틴

다낭에서 호이안으로 가는 길에 마블마운틴이 있다. 산전체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서 마블마운틴이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오행산이라고 하기도 한다. 산을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고 걸어서 올라갈수도 있다. 마블마운틴에 가까와 지면 대리석공장이 보이면서 입구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상품가게들이 즐비하다. 다낭시내에서 택시나 오토바이 버스로 갈수도 있고 관광용 전기차로 갈수도 있다.

다낭을 천천히 돌아볼수 있는 전기차
다낭을 천천히 돌아볼수 있는 전기차

전기차는 패키지로 이용할수 있는데 마블마운틴과 망키마운틴 레이디붓다를 묶어서 돌아볼수 있다. 타기전에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흥정할수도 있는데 마블마운틴과 레이디붓다는 포함해서 보는것이 일반적인 코스가 된다. 오토바이로 가기는 자신없고 택시로 다니기는 따분할때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은 다낭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이다.

손트라에 있는 대형 약사여래불상
손트라에 있는 대형 약사여래불상

전기차를 탈때는 오후 3시쯤 타는것이 좋다. 먼저 마블마운틴으로 가서 걸어서 올라가면서 사원과 동굴등을 구석구석 보고 해가 지기전에 내려와서 전기차를 타고 레이디붓다가 있는 손트라로 이동하다보면 해가 진다. 레이디붓다상은 다낭의 야경을 보기에 또 다른 명소이다. 낮에 가서 보는 것도 좋지만 석양이 질때쯤 올라가서 다낭의 야경을 보고 내려오면 감흥이 달라진다. 불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레이디붓다(약사여래불상)의 규모나 언덕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색다른 곳이니 한번쯤 들러볼만 하다.

용의 형상을 본뜬 드래곤브릿지
용의 형상을 본뜬 드래곤브릿지

다낭시내에도 볼거리는 많다. 용의 형상을 본떠서 만든 드래곤브릿지는 참박물관옆에 위치해서 참박물관을 방문하면서 보면 된다

참박물관
참박물관

참박물관은 규모나 시설면에서는 열악하지만 미손유적지의 유적들과 참파시대의 유적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후에나 미손유적지를 보기전에 반드시 방문해서 설명들을 읽어보고 가도록 하자. 유적지를 돌아보고 난 다음에 와서 차분히 다시 보는 것도 베트남역사를 이해하는 방법이 될것이다.

다낭성당
다낭성당

시내한가운데 위치한 다낭성당도 볼만한 건축물이다. 아쉬운 점은 다낭이 발전하면서 높아지는 건축물속에 파묻히고 있는 점이다. 과거에는 우뚝 솟은 분홍빛 성당의 모습이 볼만했는데 지금은 주위와의 조화로움이 덜하다. 미사가 없는 날에는 정문출입이 되지 않아서 성당을 제대로 보고 싶을때는 옆으로 난 문으로 들어가서 봐야 한다.

한시장
한시장

다낭에서 쇼핑을 하려면 한시장이나 꼰시장에서 베트남제품들을 구입할수 있다. 중부지역의 핵심도시답게 새로 지은 대형 현대식 쇼핑플라자와 롯데마트가 있어서 재래시장이 싫은 사람들은 참고하면 된다.

sky36 라운지바
sky36 라운지바

다낭시의 야경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중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시내에 위치한 노보텔 호텔 스카이36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호텔 36층에 있는 노천바는 한강주위의 다낭시의 야경을 가장 멋지게 볼수 있는 위치이다. 가벼운 식사와 칵테일등의 음료들을 즐기면서 다낭의 야경을 즐길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미손유적지
미손유적지

다낭에서 80km정도 떨어진 곳에 미손유적지가 있다.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미손유적지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유적보다 앞서 세워졌다. 힌두교의 성지인 미손유적지는 참파가 얼마나 강대한 왕국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프랑스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유물은 도난당하고 베트남전쟁을 거치면서 미군이 쏟아부은 폭격으로 유적은 심하게 훼손되었다. 곳곳에 지뢰와 폭격의 흔적을 아직도 볼수 있다. 정글속에 가려져있던 미손유적들은 발견되면서 훼손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글속 미손유적지
정글속 미손유적지

미손유적들이 특별한 이유중 하나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건축이라는 점이다. 벽돌을 쌓는데 접착제를 사용한 흔적이 없는 것은 오늘날에도 풀수없는 미스테리중 하나이다. 전쟁으로 파손된 미손유적지를 재건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 원형에 가까운 복구가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접착기술이 미스테리인 복구중인 미손유적, 현재는 연구진행중이다.
접착기술이 미스테리인 복구중인 미손유적, 현재는 연구진행중이다.

허물어진 미손유적지에서 많은 전쟁과 억압을 겪은 베트남의 역사를 볼수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다. 베트남여행중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허물어진 유적지에서 이해가 된다. 다소 불편했던 여행자의 피로들이 베트남역사에서 볼때 아무것도 아님을 알고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아니 오히려 미안해진다. 전쟁과 그 후유증으로 인해 아직도 장애속에서 살고 있는 베트남사람들과 복구하려면 수십년이 걸릴 무너진 유적을 보니 잠시의 불편함을 느꼈던 마음들이 죄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베트남에서는 자꾸 고개를 숙이게 된다. 미안하다 베트남

허물어진 유적에서 베트남의 역사를 본다.
허물어진 유적에서 베트남의 역사를 본다.

마지막구절 "미안하다 베트남"은 얼마전 대구 방천시장에서 송필경, 박진관의 "미안하다 베트남" 사진전에서 인용한 문구입니다. 베트남전쟁때 한국이 베트남에 저지른 잘못을 사죄하는 의미로 베트남을 위해서 의료봉사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그분들께 죄송함과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