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상담에도 무인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술혁신이 자동입출금기(ATM)에 이어 금융권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미국 온라인 증권거래업체 찰스 슈왑이 자동 투자 상담을 제공하는 신규 서비스 ‘슈왑 인텔리전스 포트폴리오(Schwab Intelligent Portfolios)’를 내년 상반기에 도입할 것이라고 28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으로 사람 없이 기계가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다.
프로그램은 투자자가 슈왑이나 다른 금융사의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할 때 자동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슈왑뿐 아니라 다른 온라인 증권 거래사들도 자동 투자 자문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다. 슈왑은 무료로 자동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경쟁사들은 자동 상담을 제공하면서 거래금액의 약 0.25%를 수수료로 챙긴다. 슈왑은 콘퍼런스 콜에서 서비스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객은 5000달러(약 525만원)를 최저금액으로 슈왑 서비스에 신규 등록할 수 있다. 미국 주식과 채권부터 이머징 마켓의 주식까지 20여 가지 자산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
월트 베팅거 슈왑 대표는 “자동 상담 서비스는 수수료에 민감한 투자자나 투자경험이 없는 초보들을 주된 고객 군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사는 기계가 대면 상담을 대체한다는 것에 경계심을 표하지만 대부분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폴헤치 유비에스(UBS) 금융그룹 상담 총괄 매니저는 “자동 상담 시스템이 업계에서 아직 위협적이지는 않다”며 “복잡한 금융 포트폴리오는 사람도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해주기 힘든 부분이 많은데, 기계가 단기간에 대체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