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차남 조현문씨, “아버지 문전박대, 사실 아니다”

효성그룹의 불법 비리 혐의를 검찰에 고발한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 부사장)가 조 회장이 불법 비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을 입막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중공업 부사장).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중공업 부사장).

조 변호사는 28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조 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지난해 그룹의 횡령·배임·탈세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 당시, 조 회장이 본인을 찾아왔지만 만나지 못했고 이후 지난 7월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처음 만났다며 세 차례 문전박대를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당시 그룹에서 쫓겨난 지 거의 3년 만의 첫 만남이었다”며 “아버지는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 달리 매우 건강했고 50분간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조 변호사는 당시 검찰 수사에서 조 회장과 형 조현준 사장이 본인들의 횡령·배임·탈세 혐의를 본인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검찰 수사에서 아버지 (비자금) 계좌를 제 계좌로 세탁하고 형인 조현준 사장이 저질렀던 2000만달러 횡령 건을 내게 넘기려다 실패하지 않으셨나”라고 물었고 “아버지는 형의 온갖 불법을 은폐하고 감싸기 위해 나를 내쫓았다”고 말했다.

이에 조 회장은 “(비자금 계좌를 뒤집어 씌우는 등) 그런 적 없다”면서 “불법 비리는 없었고 있든 말든 너는 상관할 바가 아니라면서 이 집안은 내가 다스린다”고 밝혔다고 입장문에서 고발했다.

조 변호사는 “이런 대화는 3년 전 내가 회사의 불법 비리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이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다 아버지에게 회사에서 쫓겨났을 때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병든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싶어 찾아온 것이 아니라 그룹 내 불법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나를 입막음하러 왔다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효성 측은 “조 회장이 아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 번 찾아간 것도 사실이고, 힘든 몸을 이끌고 부축을 받으며 찾아갔는데 이런 부분을 누락했다”며 “점잖게 훈계하러 간 아버지를 매도하는 것이 부모 자식 간 도리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