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메디컬파워리더-조철구 한국원자력의학원장

1963년 방사선의학연구소로 출범한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지난 50년 간 우리나라 방사선의학 분야를 선도해 왔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국가적 방사선의학 연구사업을 주도, 혁신적인 암 치료에 집중했다. 연구와 임상, 과학기술을 융합해 세계적인 방사선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는 원자력의학원의 조철구 원장을 만났다.

[의료바이오]메디컬파워리더-조철구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원자력의학원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방사선 분야의 센터오브엑설런트(CoE)로 지정 받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CoE로 지정되면 세계적으로 원자력의학원의 방사선 의학 수준을 인정받는 쾌거가 될 것 입니다.” 조 원장의 말이다. WHO는 원자력의학원에 대한 CoE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 원장은 CoE 지정이 80~90%는 이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국내서는 서울대병원이 핵의학분야 CoE로 지정돼 있지만 방산선 전 분야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며 “아시아 전체에서도 몇 곳 없다”고 강조했다. CoE로 지정되면 방사선 분야의 아시아 거점 병원이 된다.

방사선 의학 연구의 허브가 되기 위해 핵심 인프라와 연구관리 소프트웨어(SW), 국내외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방사선의학 정책개발센터도 설립, 구체적인 발전전략도 수립했다. 정부의 원자력 관련 정책도 자문한다.

국가 방사선 비상 대응도 원자력의학원의 중요 기능이다. 산하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를 두고 있다. 센터의 주요 역할은 방사선 사고시 방사선 비상의료 대응이다. 원전 권역 중심의 1·2차 방사선비상진료지정기관 22개를 지정, 국가방사선비상진료네트워크를 구축해 관리한다.

조 원장은 “피폭방사선량 판단을 위한 물리적·생물학적 선량평가 기술 등 관련 연구개발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방사선 비상진료 요원과 초등 대응요원 훈련 등 교육도 실시한다.

원자력병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의료 영역도 원자력의학원의 핵심 축이다. 병원 설립초기부터 암 조기진단 사업 일환으로 자궁암·위암 등 무료 암검진 사업을 시행했다. 1969년부터 부인암검진 사업을 시작, 현재까지도 공공의료기관으로서 국민 건강안전망 기능을 적극 수행한다.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병원과 연구소 간 협업도 강화했다. 조 원장은 “임상연구자와 기초과학연구자는 효율적인 협업으로 암을 비롯한 각종 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를 한다”며 “방사선 내성, 방사선과 암의 전이, 방사선치료의 부작용 등 연구를 기반으로 방사선 민감기술, 방사선 복합치료기술 등을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통한 사업화도 추진한다. 방사선 관련 종사자와 원전지역 주민,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로부터 얻은 검체를 보관, 방사선의학 연구에 특화된 인체유래생명자원은행을 운영한다. 매년 30여건의 특허를 출원, 국가기술사업화종합정보망 등을 활용해 민간기업이 기술개발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중증 화상환자 대상 피부세포 치료제인 ‘케라힐’과 사이클로트론의 국산화를 이룬 ‘KIRAMS-13’이 대표적이다. 케라힐은 연간 4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병원을 산하 기관으로 둔 원자력의학원도 대형병원이 겪는 경영상 어려움을 동일하게 겪고 있다. 강도 높은 비용절감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 원장은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기반으로 해외환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며 “러시아·몽골·베트남 환자 대상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조철구 의학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에서 의료계에 첫 발을 내딛은 후 1987년 원자력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료부장, 원자력병원장을 거쳐 2013년 7월부터 의학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