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차체 경량화를 위한 탄소복합소재 적용이 자동차 업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 업계도 관련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낸다.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지만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일부 부품에서 상용 기술이 개발될 전망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사, 울산 자동차용 탄소복합소재부품 클러스터 참여 기관·기업 14곳은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자동차부품산업전시회(KOAA)’에 공동 전시관을 꾸리고 R&D 전략을 소개했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에 탄소복합소재를 주제로 기업과 기관이 대거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러스터에는 베바스트 동희, 동국실업 등 자동차 부품 제조사 11개뿐만 아니라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등 대학과 연구기관도 참여한다. 지난 9월 정부 예산 14억원을 지원받아 자동차 선루프와 프론트 모듈 캐리어에 탄소복합소재를 적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사업 1차년도에 기술력을 확보하고 2차년도에 시제품을 제작해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탄소복합소재는 고장력 강판이나 알루미늄 등 기존 금속 소재에 비해 강도는 뛰어나고 무게는 가볍다. 선루프 프레임에 적용하면 무게는 절반가량 줄이고 강도는 다섯 배가량 높일 수 있다. 프런트 모듈 캐리어에 적용하면 경량화 효과는 다섯 배, 내구성은 두세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도요타는 2010년 고성능 스포츠카에 처음으로 탄소섬유강화수지(CFRP)를 적용해 알루미늄 차체에 비해 100㎏가량 무게를 줄였다. 독일 BMW도 i3 전기자동차에 같은 소재를 사용해 차체 프레임 무게를 성인 두 명이 맨손으로 들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효성그룹이 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지만 자동차 부품 분야 적용은 걸음마 수준이다. 부품 제조사들이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완성차 업체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양산과 적용 사례가 없다. 특히 생산 단가가 철강의 열 배 수준으로 비싸 양산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베바스토 동희 관계자는 “탄소복합소재로 만든 파노라마 선루프 개발을 위해 사출과 프레스 등 다양한 공법을 시도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차체 10~30%에 탄소복합소재를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R&D 첫발을 뗀 만큼 2년 과제 평가 후 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43개 해외 업체를 포함해 350여 국내외 자동차 관련 기업이 참가했다. 3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회에 해외 바이어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 2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