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디스플레이산업 민관 협력채널 신설 추진

한국과 중국이 양국 디스플레이산업 교류를 활성화하고 무역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산업계가 참여하는 정부 국장급 협력채널 신설을 추진한다. 세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두 나라 간 협력 시도가 실질적인 성과를 낳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공동주최한 ‘제1차 한중 산업협력 장관회의’가 28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먀오웨이 중국 공업신식화부 부장이 악수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공동주최한 ‘제1차 한중 산업협력 장관회의’가 28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먀오웨이 중국 공업신식화부 부장이 악수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과 중국은 28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양국 산업부처 수장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먀오웨이 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중 산업협력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7월 시진핑 주석 방한시 양국이 교환한 ‘산업협력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이다. 두 나라 간 산업부처 장관급 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우리 정부는 1994년부터 2006년까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7차례 회의를 가졌으나 2008년 중국의 산업정책 업무가 현 공업신식화부로 이관된 후로는 회의를 열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두 나라는 디스플레이, 자동차, 에너지 절약, 신소재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디스플레이산업의 상호 발전을 위해 국장급 협력채널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산업계가 디스플레이 분야 협력 과제와 애로사항을 발굴하면 두 나라 산업정책 담당자가 정부 차원에서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형태다. 디스플레이 관세 부담 완화, 인력 교류 등 다양한 과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은 △신공장 투자, 전기자동차 개발·표준, 인력 양성(자동차) △에너지 절감 프로그램, 환경보호산업 육성(에너지 절약) △상대국 진출 지원, 첨단 소재 전시회 개최, 인력 양성(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윤상직 장관은 “세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현 상황을 양국 간 산업 협력으로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먀오웨이 부장은 “중국이 추진 중인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 과정에서 한국과 협력이 중요하다”며 “오늘 회의를 기반으로 양국 간 산업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산업에 초점을 맞춘 장관급 협의 채널을 열었지만 실질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여러 걸림돌이 예상된다. 장관급 회의 내용을 산업별 실무협의체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양국 이해관계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중국이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의 최대 수요처인 동시에 최대 경쟁자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무역장벽 해소를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차원의 진척이 필요한 것처럼 복잡한 사안도 적지않다.

산업부는 “장관급회의에서 제기된 산업별 협력 논의를 내실화하기 위해 분야별 실무급회의를 개최하는 등 중국 진출기업의 애로 해소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