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소수 지분 취득에 나섰다. 삼성생명 대주주 명단에 사실상 이름을 올려 3세 경영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삼성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인수한다. 이 부회장이 취득하는 지분 규모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각각 0.1%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다.
이번 이 부회장의 행보는 삼성 지배구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최대주주 자리를 승계받아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지주전환 체제를 조속히 실현하겠다는 속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분 취득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며 “금융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하고 이를 묶어 금융지주 회사 체제로 가는 사전 단계며 아직 그룹 내에서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영승계 의미가 강하다”고 해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지분 인수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면서 “삼성자산운용 지분 7.7%를 삼성생명에 넘기고 252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0.1%씩 취득하기 위해 승인 신청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 부회장은 27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사용하던 승지원에서 외빈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는 중국과 일본의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가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직접 이재용 부회장이 만찬까지 챙긴 것은 포스트 회장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삼성그룹 최고 경영자 승계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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