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 용량이 5배 이상 늘어난 직류(DC) 송전급 초전도 전력 설비가 실증을 마치고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전도 전력 설비가 배전이 아닌 대규모 송전망에 적용되기는 세계 처음이다.
한국전력(사장 조환익)은 29일 제주 금악변환소에서 ‘직류(DC) 80㎸ 초전도 전력설비’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설비는 직류 송전급 초전도 케이블과 냉각설비 등으로 구성됐다. 구리 대신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를 사용해 송전 용량이 5배 이상 늘어난 게 특징이다. 송전 손실도 절반 이상 줄었다.
전기 수송과 변환, 저장 등에 있어 활용도가 높아 전력 계통 분야에서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과 함께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HVDC와는 직류 송전 방식은 같지만 구리 대신 초전도체를 사용한 게 다르다.
한전은 초전도 전력 설비 개발은 물론이고 실제 계통 적용까지 성공함으로써 직류 송전급 초전도 전력기기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송전 손실이 적고 대용량 전력 전송이 가능해져 전력 소비가 많은 수도권 지역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한전 측은 기대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우리나라는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마이크로그리드 등 첨단 전력 산업에서 실증 경험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한전은 초전도 기술을 지속 가능한 미래기술로 보고 연구개발 10여년 만에 세계 최초로 직류 80㎸ 초전도 케이블을 실제 계통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내년 10월을 목표로 실제 사용 중인 교류(AC) 154㎸급 송전망에도 초전도 케이블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현재 세계 최고 송전 전압인 미국 롱아일랜드 138㎸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직류와 교류 분야에서 모두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