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미세 그래핀 나노리본 세계 첫 개발

전류 제어가 가능한 초미세 그래핀 나노리본 제작 기술이 국내외 공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강대임) 나노측정센터 황찬용 박사팀과 헝가리 학술원 소속 자연과학연구소 레벤떼 타파쵸(Levente Tapaszto) 박사팀은 실온에서 테두리(edge) 모양을 제어할 수 있는 폭 2~10㎚의 그래핀 나노리본을 세계 처음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30일자로 공개됐다.

황찬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측정센터 박사가 주사터널링식각장치를 이용해 그래핀 나노리본의 물성을 살펴보고 있다.
황찬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측정센터 박사가 주사터널링식각장치를 이용해 그래핀 나노리본의 물성을 살펴보고 있다.

그래핀은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높은 전도도와 휘는 특성으로 인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지만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전류를 제어할 수 없어 실제 반도체 소자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한-헝가리 공동연구팀은 주사터널링식각(STL)기술을 이용해 그래핀 나노리본의 테두리 모양을 원하는 대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미세탐침을 이용해 그래핀에 전압을 가하면 그래핀의 탄소가 주변의 물과 반응해 CO2로 분해되는 방식이다.

그동안 나노크기의 그래핀 리본을 만들기 위해 에칭이나 용액을 이용한 합성 등이 활용됐다. 하지만 에칭은 20㎚ 이하의 나노리본을 제작할 수 없고, 합성법은 테두리 모양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그래핀 나노리본의 물리적 특성도 밝혀냈다. 황찬용 박사는 “그래핀의 단점인 전류 제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래핀이 반도체 소자나 스핀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특히 다른 방법으로 제작된 나노리본보다 더 작은 사이즈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도체 소자의 소형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대표적 국제공동연구 지원사업인 ‘한-헝가리공동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