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첫 130개 돌파…대기업 소속 지주회사수는 정체

지주회사가 올해 처음 130개를 돌파했지만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 증가는 정체됐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집단은 지주회사 전환 후에도 체제 밖 계열회사를 다수 보유해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말 현재 지주회사가 132개(일반 117개, 금융 15개)로 전년 대비 5개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최근 증가세가 정체됐다는 평가다.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웅진 등의 지정 제외로 전년보다 1개 줄어든 31개로 집계됐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자산총액이 가장 큰 계열회사를 지주회사 체제 내에 보유한 집단)도 일부집단의 지정·제외 등으로 전년 대비 1개 감소한 15개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대기업집단은 대부분 금융사를 보유하거나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현대차·롯데 등 총 26개 대기업집단 중 14개가 100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13개 집단이 481개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은 지주회사 전환 후에도 체제 밖 계열회사를 다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편입률(전체 계열회사 중 지주회사 및 자·손·증손회사 비율)은 69.1%로, 전체 계열회사 총 596개 중 412개를 지주회사 체제에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 편입률은 지난 2010년 73.3%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나머지 184개 계열회사는 총수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제 밖 계열회사를 많이 보유한 집단은 GS(41개), 대성(32개), CJ(27개), LS(24개), SK(18개) 순으로 나타났다. 체제 밖 계열회사 184개 중 65개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율 대상 회사에 해당된다.

김성하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금융사를 갖고 있거나 순환출자가 형성돼 있는 집단이 대부분 지주회사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며 “체제 밖 계열회사에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가 상당수 포함됐고 총수일가 지분율에 비례해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부당한 부의 이전에 대한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32개 지주회사의 평균 자산총액은 1조8888억원으로 전년(1조8758억원)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부채비율은 35.4%로 법상 규제수준(200% 초과 금지)보다 크게 낮고, 최근 더욱 하락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중 10개 집단이 17개 금융사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금융사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주로 총수일가나 소속회사가 아닌 계열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의 총수 및 총수일가 지분율은 각각 평균 31.1%, 53.4%로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일인이 직접 또는 친족과 함께 최다출자자(30% 이상)로 소유하는 지주회사가 79.2%로 대부분이지만, 8.3%는 계열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국장은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통해 금산복합 집단이 순환·교차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의 체제 밖 계열회사 현황 공시를 도입, 시장감시로 자발적 소유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사익편취 행위를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