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ITO대체 소재 사업 고심…수요처 없어 잠정 중단

SKC가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 대체 소재를 개발하고도 마땅한 수요처를 찾지 못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자체 개발한 고분자 폴리머 투명전도성필름(TCF) 사업을 사실상 멈춘 상태다. 양산 기술까지 완성했지만 수요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머 TCF는 SKC가 지난 2010년 ITO필름을 대체하기 위해 5년여의 개발 끝에 업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제품이다. ITO 수준의 투과율과 전도도를 가지면서도 유연성이 뛰어나 ITO필름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터치스크린 외에도 투명 전극이 필요한 박막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 조명·전자종이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SKC는 윈도8 터치형 노트북에 폴리머 TCF를 공급하면서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닛토덴코가 ITO필름의 가격을 대폭 낮추고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 SKC는 폴리머 TCF 기술을 보유만 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없는 상황이다.

ITO필름을 대신해 폴리머 TCF를 터치스크린에 적용하려면 설계와 공정 과정을 일부 바꿔야 한다. 세트 업체와 터치스크린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가격적 이점이 사라진 상황에 굳이 이를 감수하며 대체 소재를 사용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메탈메시·은나노와이어·탄소나노튜브 등 여타 ITO필름 대체 소재 산업도 동일한 문제로 부진을 겪으며 중국 소재 업계에 추격의 빌미를 내주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터치스크린패널(TSP)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중국 업체도 대체소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C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관련 사업이 정체돼 있지만 폴리머 TCF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며 “ITO필름을 대체하기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마땅한 수요처만 나타나면 언제든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