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유전자 검색체계를 개발해 약 100개의 새로운 세포이동 조절 유전자를 찾아내고 그 특성을 밝혔다. 세포이동은 생명체의 기본현상이며 다양한 질환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번 연구는 세포이동과 관련된 기초연구는 물론 신약개발 표적으로 활용돼 암, 당뇨, 동맥경화, 치매 등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석경호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교수(경북대 뇌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세포의 전체 유전자 2만여개를 대상으로 RNA 간섭이라는 대규모 유전자 검색체계를 개발해 세포이동을 촉진 및 억제하는 유전자 95개를 동시에 모두 찾았다. 이번 연구에는 서민철 동국대 의대 박사와 이신려 한국뇌연구원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새롭게 찾은 유전자 중 70% 이상에 대해 유전자의 기능을 검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연구로 세포이동 조절 유전자들이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세포이동의 새로운 신호전달 경로 및 기전을 제시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지난 28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석 교수팀이 개발한 유전자 검색법은 세포이동을 촉진 및 억제하는 유전자를 동시에 선별할 수 있으며, 유전체에 존재하는 모든 유전자를 한꺼번에 검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의 많은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나씩 그 특성을 일일이 분석하는 방식이 아닌 소규모 연구실에서도 가능한 저비용 고효율 방식이다.
또 실제 이동한 세포를 분리해 세포 속에 포함된 바코드 정보를 통해 기존보다 10배 이상 빠른 2~3주일 내에 선별한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선도연구센터육성사업(Medical Research Center)과 경북대학교병원 선도형 신약개발 연구사업단 등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