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해결사 ‘바닷물 거뜬한 해수 감자?’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식량 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소금물화 탓에 재배에 필요한 담수 부족 현상이 한 몫 한다. 이제까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수에서 염분을 없애 농업에 맞는 담수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려 애써왔다. 그런데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감자는 해수에서 자란다. 식량 위기를 해소하는 한편 미래 농작물 생산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올 지도 모른다.

식량위기 해결사 ‘바닷물 거뜬한 해수 감자?’

해수 감자가 시범 재배되고 잇는 곳은 네덜란드 북부에 위치한 텍셀이라는 지역이다. 이곳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항상 소금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환경에선 보통 감자가 성장하지 않는다. 전 세계 물 중 89%는 소금물이고 농지 중 50%는 소금물화 위기에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수십만 명이 넘는 인구가 염해 영향 지역에 거주한다.

식량위기 해결사 ‘바닷물 거뜬한 해수 감자?’

네덜란드에 있는 솔트팜텍셀(Saltfarm Texel)이라는 회사는 암스테르담자유대학(Vrije Universiteit Amsterdam) 연구팀과 손잡고 해수 감자 개발에 착수했다. 이 기술은 기존에 문제로 인식되던 염수를 기회로 바꾸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식량위기 해결사 ‘바닷물 거뜬한 해수 감자?’

현재 염수화에 대한 대책은 소금을 포함한 해수를 처리하고 담수로 바꾸는 것이다. 물 부족 현상을 겪는 영국 런던은 해수 담수화 플랜트를 만들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식수 중 70%를 담수화한 바닷물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물에 녹아든 해수 성분을 제거하려면 많은 비용과 에너지 소비를 불러온다.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는 이런 설비를 도입할 만한 여력이 없다. 실제로 파키스탄의 경우 염해로 고통 받는 지역 가운데 하나지만 이런 시설을 도입하기는 어렵다.

만일 해수 감자 실험이 성공한다면 이런 저개발국가나 염해에 시달리는 전 세계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솔트팜텍셀 역시 네덜란드가 전국토 중 3분의 1이 염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제방을 만들고 농지를 만들어왔지만 새로운 식량 생산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솔트팜텍셀 측은 뿌리로 흡수된 염분은 감자 내부를 통과해 잎에 축적되는 만큼 이런 해수 감자를 많이 먹는다고 해도 염분 과다 현상에 빠질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