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이 정보화전략계획(ISP)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IT통합 본사업을 시작한다. 조기합병 계약 체결로 금융권 최대 IT사업을 잡기 위한 IT서비스기업 간 경쟁도 막이 올랐다.
30일 은행권과 IT업계에 따르면, 1000억원 규모의 하나·외환은행 IT통합 사업이 연내 발주될 전망이다. 1년 이상 진행될 이번 사업은 하나금융지주 IT서비스기업인 하나I&S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LG CNS, SK C&C 등 대형 IT서비스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하나·외환은행 IT통합 방안은 하나금융그룹 차원으로 마련된 통합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 중이다. 신한·조흥은행 통합 당시와 달리 신 시스템 구축보다는 하나은행 정보시스템 기반으로 외환은행 업무를 추가 개발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단 외환시스템은 외환은행이 강점을 지니고 있어 기존 외환은행 정보시스템 기반으로 하나은행 업무를 추가 개발한다.
하나은행 정보시스템은 비교적 최근인 2010년 가동됐지만 외환은행 정보시스템은 2005년 가동돼 내년이면 만 10년을 맞는다. 외환은행 정보시스템은 고객정보보호 등 감독 당국의 규제 준수를 위해서라도 IT고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기존 정보시스템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두 은행의 정보시스템 프레임워크가 다르고 적용한 소프트웨어(SW)도 상이해 통합이 쉽지만은 않다. 두 은행 간 동일한 업무에 대한 데이터 맵핑을 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내년 2월로 예측되는 조기 통합을 고려하면 사업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로 통합법인 출범에 맞춰 이용자 접점인 은행 업무 프런트 단 통합이 추진된다. 기존 하나·외환은행 시스템은 별도로 존재하지만, 이용자가 은행 구분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단말과 ATM 등 채널단을 우선 통합한다. 이후 2단계로 백단의 업무처리시스템과 정보계시스템 등 다수의 시스템을 통합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통합 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통합에 필요한 작업부터 진행할 계획”이라며 “신 시스템은 통합 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사업제안을 준비한 대형 IT서비스기업 간 경쟁도 본격화됐다. LG CNS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경험을, SK C&C는 최근 잇따라 진행한 국민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경험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IT서비스기업인 하나I&S가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닉스 서버와 각종 SW 공급을 놓고 관련 업체 간 수주전도 예상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