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새로운 사령탑인 윤종규 회장 내정자가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직을 겸임하게 됐다. 다만 KB금융은 조직 안정 후에는 회장·행장을 다시 분리할 방침이다.
윤 내정자는 오는 11월 21일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윤 내정자는 그동안 흔들렸던 조직을 추스르고 그룹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소감에서 “조직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조직이 안정되고 승계프로그램이 자리 잡힐때 (행장과 회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내정자가 KB금융지주의 새 선장에 오르긴 했지만 넘어야 할 파도는 여전히 높기만 하다. 윤 내정자가 가장 먼저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는 조직 안정이다.
◇조직 안정 최우선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지난 17일 간담회와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영록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해임하기로 결의한 것은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조직의 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영록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해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KB금융그룹의 조직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은행이 주택은행을 합병한 시기다. 그리고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과거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들의 편 가르기가 지금까지 흐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이번 차기 회장 선출에서도 여실히 보여줬다. 누가 회장 자리에 오르느냐에 따라 물갈이 인사는 예정된 수순이었기 때문에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년간 막강한 힘을 쥘 수 있었던 것도 옛 주택은행 출신들이 지주 부사장, 이사회 사무국장, 회장 비서실장 등 요직에 진을 치고 뒤에서 아낌없는 지원사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주전산기 문제로 번졌던 지배구조 문제 역시 윤 내정자가 풀어야할 과제다. KB금융 내분 사태의 요인 하나였던 주 전산기 교체 문제로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이 깊어진 갈등의 골 만들고 결국 물러났다.
여기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있었다. 이들은 당시 국민은행 경영진에서 ‘주전산기 문제를 제대로 봐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이를 묵살했고, 결국 회장 해임까지 이르게 했다. 지주와 계열사별 이사회 개편이 필요한 이유다.
◇노조와의 관계 조절 시급
노조와의 관계 조절도 숙제다. 윤 내정자는 국민은행 최대 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기존노조·제1노조)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차기 회장에 오른 것도 기존노조의 지지를 얻었다. 기존노조가 그에게 경영 현안과 관련된 목소리를 낸다면 윤 내재정자로서도 쉽게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윤 내정자가 노조와의 관계 조절을 잘해야 발목을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밖에도 KB금융그룹의 글로벌화도 절실하다. KB금융그룹의 총자산은 ‘300조원’이다. 그러나 덩치만 클 뿐 순이익은 오히려 지난 9월 이후 10%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경영 효율화가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SR타임스
이행종기자 srtim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