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유체 충돌 방식으로 나노물질을 추출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유체 충돌 방식 기술을 처음 고안한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성공한 사례다. 기존 나노 소재 추출 기술은 재료를 화학적으로 녹이거나 글라인더로 가는 방식이어서 공정 중 불순물이 쉽게 유입되고 나노 소재의 물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번 장비 개발로 전기전자 재료뿐만 아니라 화장품·기름 첨가재·생체 재료 개발이 손쉬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씨엔엔티(대표 한무근)는 목재 펄프를 고압에 노출시켜 고품질 나노 셀룰로오스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씨엔엔티는 나노물질 추출 장비를 기업과 대학 실험실에 공급하고 대량 생산기술을 보완해 내년 중 양산 장비를 개발, 상업화할 계획이다.
이 장비는 유체 이동을 이용한 친환경 미립화 방식이어서 원재료 물성을 최대한 보존한 상태에서 나노 입자를 얻을 수 있다. 기존 방식에 비해 불순물 유입이 적어 오염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술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저렴한 가격에 나노물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체 충돌 방식은 세계적인 나노 연구자인 일본 규슈대학 곤도 교수가 고안한 기술이다. 마이크로 노즐로 입자가 포함된 수용액을 분사 충돌시켜 나노화하거나 셀룰로오스 미세소 섬유를 식물 세포벽으로부터 분리하는 방식이다. 셀룰로오스는 고등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당류로 섬유소라고도 불린다.
현재 글로벌 식품업체들은 셀룰로오스를 식품 제조에 활용하고 있다. 부피를 25% 늘리지만, 몸에 흡수되지 않아 다이어트 식품 제조에 효과적이다. 글로벌 소재업체들은 셀룰로오스 나노물질을 이용해 플렉시블 전지 분리막 등 다양한 전자재료를 개발 중이다.
한무근 씨엔엔티 사장은 “재료가 10억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 단위로 미립화되는 공정을 모니터링하며 장비를 설계하고 제어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국내에서 사용되는 나노 입자를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데 이를 국산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