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 경영환경 위기 속에서 창사 45주년을 맞은 삼성전자가 ‘변화’와 ‘혁신’을 일성에 내걸었다.
삼성전자는 31일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 모바일 연구소에서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대표이사(사장)와 주요 사업부장 등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사 45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했다.
삼성전자의 본래 창사 기념일은 11월 1일이지만 올해는 이날이 토요일인 관계로 하루 앞당겼다. 이 날 권오현 부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임직원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45년 전 전자산업 불모지에서 후발로 시작해 세계 톱 수준의 IT 기업 자리에 오른 것은 선배들과 임직원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열정 덕분”이라고 삼성전자의 45주년을 회고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과거의 수많은 난관을 항상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왔으며, 이는 디지털 시대와 모바일 시대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준비하고 변신해 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미래 삼성’의 변화 키워드로 ‘선도’를 제시했다. 그는 “변화가 요구되는 최근 경영환경 하에서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를 거쳐 생태계(에코 시스템) 중심으로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퍼스트무버(시장선도, First mover), 게임 체인저(변화의 주체, Game changer), 밸류 크리에이터(가치창출, Value creato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과감한 도전 정신과 끊임없는 혁신 의지’, ‘창의적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포용하는 소통과 신뢰의 조직문화’, ‘이웃 사회와 하나 되는 나눔 경영 실천’을 당부했다.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의 성장정체, 이건희 회장의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 등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으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이후 삼성산요전기, 삼성NEC 등 삼성그룹 내 주요 전자 계열사와의 통합을 거쳐 삼성반도체통신과 합병한 1988년 11월 1일을 창사 기념일로 삼고 있다. 이후 반도체, TV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급속도로 성장, 지난 2009년 창사 40주년 기념식에서 ‘2020년 매출 4000억달러, IT 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 진입’이라는 ‘비전 2020’을 선포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예년과 달리 창사 기념일을 맞아 모범 및 장기근속 직원에 대한 시상 외에는 별도의 대규모 행사를 갖지 않았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