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자연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내고 그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냅니다. 이 과정이 마치 신의 영역인 창조에 도전하는 듯해 흥미롭고 보람됩니다. 과학의 길은 멀고 험하지만 가장 창조적이고 도전적이라는 점에서 과학자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김병수 UNIST 교수(자연과학부 화학과)는 30대 나소소재 분야 전문가로, 촉망받는 과학자다. 현재 고분자 나노소재 합성과 탄소나노소재 기반의 에너지 소자 융합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그래핀과 유사한, 얇은 반도체에 고분자 전해질을 반복해 적층시킨 나노미터 두께의 대면적 발광구조체를 개발, ‘나노레터스’에 발표했다. 이 발광구조체는 발광효율이 종전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아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초경량 전자제품에 응용할 수 있는 발광소자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김진영 UNIST 교수와 고분자 광전자 소자의 효율을 200% 이상 높일 수 있는 은나노 입자를 코팅한 탄소나노입자를 개발해 ‘네이처 포토닉스’에 소개했다. 고분자 광전자 소자가 차세대 광전자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과로 차세대 광전자 소재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9년 8월 UNIST에 부임한 김 교수는 최근까지 7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의 피인용 횟수는 2030회에 이른다. 이 같은 활발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14 한국고분자학회 신진학술상’과 ‘2013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림선도과학자’에 선정됐다.
함께 연구하는 제자와 후배 양성에도 헌신하고 있다.
그의 연구팀 소속 박민주 대학원생은 지난해 10월 질소 고정 그래핀을 합성해 연료전지에 쓸 수 있는 무금속(Metal-Free) 전기화학 촉매를 개발했다. 제자인 조기영 학생은 2011년 전도성 고분자와 그래핀 용액을 이용한 투명전극 제조기술을 개발, 미국 화학회의 ‘랭뮤어’에 발표했고,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2010년부터 3년간 연거푸 ‘UNIST 최우수 강의상’을 받았다. 그의 연구실에는 우수 연구 성과를 내는 학부생, 대학원생이 늘 찾아온다.
그는 “창의적 도전 정신으로 직접 아이디어를 찾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제자들의 놀라운 연구 성과를 볼 때마다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 목표는 그래핀 등 탄소 소재를 보다 깊이 연구해 미래에너지 소자로 응용하는 것과 새로운 고분자 소재 합성을 통해 암, 치매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생명과 같은 큰 이슈에서 고분자 기반 나노소재의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