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된 삼성그룹 계열사의 활발한 인수합병에 힘입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합병’은 늘고 ‘분할’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사업 위주로 결합하고 부실한 관계사를 정리하는 대기업 그룹 움직임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회사합병과 회사분할 결정 공시 조사결과 합병 공시법인(39개)과 공시건수(39건) 모두 지난해 대비 각각 25.81%, 5.41% 증가했다. 반면 회사분할 공시는 공시법인(14개)과 공시건수(15건) 모두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7.65%, 11.76% 감소했다. 회사분할합병 공시는 총 1건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올해 10월 말 기준 총 합병·분할 공시 건수는 총 55건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합병공시 39건 중 대부분은 합병 상대방이 최대주주, 자회사 등 관계회사였으며 35건(89.74%)이었다. 비관계 회사와의 합병은 총 4건(10.26%)으로 지난해에 비해 300% 늘었다. 우회 상장한 경우는 ‘아이에이치큐’ 1건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사분할 공시는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인적분할은 한라홀딩스, 한솔제지, 동양기전 3곳에 불과해 지난해 대비 70% 감소했다”고 전했다.
회사합병 규모 상위(합병상대법인 자산기준) 10개사 중 4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 중 가장 규모가 큰 합병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이다. 양사는 지난달 27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승인했다. 12월 1일이 합병기일이며 매출 25조원 규모의 종합 플랜트 기업이 될 전망이다. 제일모직의 소재부문을 합병한 삼성SDI는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회사로 거듭나 글로벌 소재·에너지 기업 도약을 천명했다.
합병 규모 기준 전체 1위는 지난 7월 28일 우리은행 합병계획을 공시한 우리금융지주다. 지난달 17일 금융위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간 합병을 인가했으며 은행을 존속회사로, 지주를 소멸회사로 해 지난 1일 합병했다. 경남은행을 합병한 KNB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NH농협증권이 그 뒤를 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분할해 신설한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가칭)가 분할규모상 가장 컸으며 물적분할했다. 한라홀딩스와 한솔제지가 후순위를 이었으며 동부인천스틸을 물적분할한 동부제철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 9월 만도는 지주사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만도로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한라홀딩스는 분할상장한 지난 달 6일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 상장 첫날 종가 대비 20% 올라있다.
<올해 회사합병 규모 상위 10사(합병상대법인 자산규모순, 자산총액은 최종공시 기준, 자료:한국거래소)>
<올해 회사분할 규모 상위 10사(분할신설법인 자산규모순, 자산총액은 최종공시 기준, 자료:한국거래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