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다음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6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위한 사전조율에 나선다. APEC 정상회의에 맞춰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높지만 공산품과 농산품 상호 개방 수위를 비롯한 핵심 쟁점이 여전해 물밑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윤상직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 등 양국 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한중 FTA 제14차 협상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두 나라는 13차례 공식회의와 지난달 집중회의에서 전체 22개 장 중 16개 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무역구제·기술장벽·전자상거래·경쟁 등 8개 장은 완전 타결됐고, 통관·통신·투자·지식재산권·투명성 등 8개 장은 타결에 근접했다.
한국과 중국은 9~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전에 실무 수준의 협상 타결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미 양국 정상이 지난 7월 연내 타결 목표를 공유한데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을 강력히 희망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품·서비스·원산지 등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6개 장 모두 양측이 민감하게 여기는 핵심 쟁점이어서 14차 협상에서 얼마나 진전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상품 분야에서 한국은 공산품의 조기 시장 개방을 유도하고, 중국은 농산품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도 우리 정부는 한류 콘텐츠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시장 개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은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일단 양측 대표단은 이번 협상에서 상품 분야 일괄 타결안을 중심으로 서비스 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해소, 품목별 원산지 기준 등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최근 진행된 협상과 달리 장관급 수석대표단을 꾸린 것도 최대한 타결에 근접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중국이 요구하는 농산품 시장 개방 폭을 최소화하면서 주력산업 수출 환경을 최대한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상직 장관은 “시한에 쫓기지 않고 협상의 내실을 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완전타결(8)=무역구제, 위생·검역(SPS), 기술장벽(TBT), 경쟁, 환경, 전자상거래, 분쟁해결, 최종조항
타결근접(8)=통관 및 무역원활화, 통신, 투자, 지재권, 투명성, 최초규정 및 정의, 예외, 제도
잔여쟁점(6)=상품, 원산지, 서비스, 금융, 자연인의 이동, 경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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