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발명가 양성 서둘러야

[ET단상]발명가 양성 서둘러야

21세기는 발명가 한명이 수십,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지식재산시대’다. 과거엔 노동력과 천연자원, 자본이 부가가치 창출의 기본요소였다면 이제 특허와 디자인, 상표 등의 지식재산이 고부가가치의 이익을 창출하는 부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왕 록펠러와 철강왕 카네기는 천연자원으로 대부호가 된 대표적 인물들이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 1위 부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중국 1위 부자로 떠오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모두 무형의 자산인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세계적 부호에 올랐다.

비근한 예로 미국의 평범한 바이오벤처에 불과했던 암젠은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이라는 빈혈치료제를 만드는 유전자 특허를 확보해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재조합 단백질인 EPO는 1g에 70만 달러를 호가하는 지상에서 가장 비싼 발명품 중 하나다. 금 1g이 미화 38달러인 점과 비교하면 천문학적인 가치다. 암젠은 EPO 단일품목만으로 1년에 4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 명의 발명가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미국 500대 기업의 시가총액 가운데 특허 등 무형자산 비중은 1985년 32%에서 2005년 80%로 급증했다. 미국 상무부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지식재산 집약산업은 2010년 국내총생산(GDP)의 35%를 차지하고, 400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한다. 그야 말로 ‘지식이 재산이 되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이처럼 지식재산이 기반이 되는 세계경제 속에서 한국은 특허제도가 도입된 지 60여년 만에 특허출원건수 세계 4위, 특허 및 상표분야 선진 5개국 회원국으로 성장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년 로열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정작 지식재산의 활용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중국은 매년 지식재산분야에서 수많은 특허를 쏟아내며 2011년부터 3년 연속 특허출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특허출원건수는 82만5136건으로 우리나라(20만4589건)의 4배를 넘어섰다. 지식재산을 국부 창출의 원천으로 봤을 때 중국 정부와 기업들의 공격적인 지식재산 창출능력은 무서울 정도다.

세계적인 경영 석학이자 미국 MIT 교수인 레스터 서로는 그의 저서 ‘지식의 지배’에서 “이제는 기술과 지식이 지속성과 경쟁력이 있는 장기적이고 유일한 자원이 되었다”며 “지식재산을 보호하고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싸움이 오늘날의 경제 게임”이라고 설파했다.

즉, 21세기에는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개인과 기업, 국가간의 경쟁에서 산업시대의 자원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인 지식재산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이 같은 시대적 상황 속에서 세계 각국은 새로운 지식재산을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명가 같은 지식재산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양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어린아이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발명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

창조경제는 발명처럼 아주 작은 필요에서 출발해 결국 인류 삶의 변화와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을 불어오는 거대한 흐름과 같은 것이다. 발명이 강한 나라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경제의 패권을 쥘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이달말 열리는 2014대한민국지식재산대전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조은영 한국발명진흥회 부회장 cho8181@ki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