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윤 작가의 아틸라, The 신라 제64회

하지윤 작가의 아틸라, The 신라 제64회

9. 그의 이름은 아틸라

8



아틸라의 군대는 이탈리아를 전역을 지나고 있었고 아퀼레이아는 완전히 파괴되어 지상의 역사에서 사라져버렸다. 또한 파두아, 베르가모, 밀라노 등도 철저히 파괴되었다. 아틸라의 전사들이 지나는 곳은 그야말로 사람의 털끝이든 동물의 털끝이든 하나 남기지 않고 초토화되었다. 그의 모든 잔인성에 미리 겁먹고 도망간 부족들도 많았다.

아틸라는 로마제국의 수도였던 밀라노에 도착해서 스스로 로마의 지배자임을 당당히 천명했다. 오직 가, 아틸라만이 할 수 있는 베짱이었다.

“내가 로마의 황제다!”

드디어 포(Fiume Po)강 주변에 도착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江)이며 한때 한니발(Hannibal)이라는 전설이 도착했던 바로 그 포강이었다. 전설과 전설이 교차하는 지점이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적을 만나게 되었다. 아틸라, 그의 적은 로마가 아니었다. 말라리아였다. 불순하고 불량하고 뻔뻔하지만 강철같이 딴딴한 훈의 전사들이 느닷없이 픽픽 쓰러졌다. 전염병이 전사들 사이를 돌며 훈의 종자를 없애고 있었다. 속수무책이었다.

아틸라는 건너편에 진을 치고 있는 아에테우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남은 병력이 강가를 말달리며 훈련 하게 했다.

“말라리아다. 우리가 이겼다.”

아에테우스는 자신했다. 하지만 그에게 막강한 군사는 없었다. 카탈라우눔 전투 후 싸움에 참여했던 부족들 모두를 돌려보낸 상태였고 로마의 황제와 원로원은 그를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발렌티니아누스 황제와 원로원들에게 사정사정 해야했다.

“지금 당장 공격해야 합니다. 아틸라 진영에 말라리아가 번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쇠약해 있을 때 공격해야 합니다. 이번에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신은 우리 로마의 편입니다.”

그러나 발렌티니아누스는 비실비실 비웃기만 했다.

“지난번에 아틸라를 쫒지 않은 죄를 물어 죽이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여길줄 알았는데, 아틸라를 살려주지 않았소?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지냈기 때문인가? 서로 전쟁이 벌어질 때마다 한 번은 네가 이기고 한 번은 내가 이기고, 이렇게 소통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때는...”

아에테우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너무 화가 났다.

“지금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그때 쫒았으면 전멸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에테우스 장군, 당신은 로마를 저버린거 아닙니까? 누구를 위해서였죠?”

발렌티니아누스는 쉬지 않고 공격했다. 말라리아 보다 집요했다.

“당신은 스스로 황제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로마 시민들이 당신 집 앞에서 당신에게 황제라고 불렀다지?”

“그때는 고트족을 견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이 아틸라를 제압하면 분명히 다시 로마를 향해 칼을 겨눌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황제라...”

발렌티니아누스는 아에테우스에게 예를 갖추어 인사를 했다. 모욕이었다. 이런 모욕의 결과는 결국 죽음이었다.

“전 로마의 황제가 아니라 로마의 수호자입니다. 제가 없는 로마는 벌거숭이일 뿐입니다.”

아에테우스는 실망스러웠다. 평생 로마를 위해서 싸워왔다.

‘전쟁에 패하면 패했다고 그 책임을 물어 죽이고 전쟁에 승리하면 황제 자리를 위협한다고 죽인다?’

아에테우스는 이미 패배하고 있었다. 그는 아틸라에게서 전설을 넘겨받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에첼이 말을 달려 도착한 곳이 발로 밀라노였다. 밀라노에 아틸라는 없었다.벌써 떠나고 없었다. 그녀는 아틸라가 라벤나로 향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미사흔 왕자님, 제발 도우소서. 제발. 위대한 황금의 제국을 도우소서. 새로은 역사가 열리게 하소서.”

에첼은 간절히 기도하며 미사흔을 그리워했다. 에첼은 쉼없이 다시 라벤나로 향했다.

“아틸라 왕자님, 제가 가고 있습니다. 제발...”

에첼은 필사적으로 달렸다. 아름다운 밀라노의 날씨는 순간 먹구름이 끼며 폭우가 내렸다. 에첼은 보이지 않았다. 폭우가 그녀를 꿀꺽 삼켰다.

“발렌티니아누스가 라벤나를 버리고 도망갔다. 플라키디아가 도망갔다.”

로마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파죽지세로 몰려오는 아틸라의 훈은 이미 패배없는 승리자의 이름으로, 신의 징벌로 달려오고 있었다. 전속력이었다.

“아틸라가 오고 있어, 빨리 떠나야 해.”

모두들 우와좌왕 했다. 모두 도망뿐이었다. 라벤나는 아틸라 오기 전부터 이미 스스로 멸망하고 있었다.

“아틸라야, 아틸라.”

“그래, 그의 이름은 아틸라야.”

글 소설가 하지윤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