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송전망 유해 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 방침을 세웠다. 지금까지 역학 조사를 대중에게 알리는 한편, 내년부터 지중 송전선로 전자계에 대한 조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자계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4일 한국전력 본사 무궁화홀에서 열린 ‘2014 전력설비 전자계 전문가 포럼’에서 한전은 암 발병 등 유해성 관련 역학 조사와 전자계 연구를 지속하고 지역 주민 입장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밀양 사태 등 송전선로 건설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그동안의 관련 연구 결과와 향후 숙제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홍승철 인제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당진시 월곡리 송전선 경과 지역 역학 조사 결과를 통해 전자계 노출량이 크지 않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는 이곳 주민들의 전자계 노출량이 0.8밀리가우스로 대한민국 평균인 1.49밀리가우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코로나 소음도 생활 소음 규제를 초과하지만, 하절기 개구리나 풀벌레 소리보다 작다고 덧붙였다. 일부 집단에서는 오히려 마을 밖에서 노출량이 높게 나오기도 했고, 암 발병도 전자계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정리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중 송전선로 전자파 강도가 지상 구간보다 최고 10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 소장은 그동안 안전한 것으로 인식됐던 지중 송전선에도 높은 전자파를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대비한 차폐 설비가 있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중 송전선로 구간에 대한 전자파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전자파 강도가 높은 곳은 차폐막 설치와 안내 표지판 등을 부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전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계속되는 역학 조사보다 소통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남 충북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전자계 노출량이 적다고 해도 송전 선로 건설에 따른 주민 피해는 있는 만큼 이들을 설득하고 협의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암 발명 우려에 대해 양측이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를 언급하지만 한 곳은 유해를 다른 곳을 무해를 주장하는 것부터 불통”이라며 “상호 이해와 소통을 위한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송전망 전자계 논란을 이해 당사자들과 열린 소통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제로 지적됐던 지중 송전선로 전자파도 내년부터 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구본우 한전 전력계통본부장은 “많은 지적을 통해 현명한 해법이 나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