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정부 간에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병원의 전화·인터넷 예약 시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화·인터넷 예약을 진료행위로 유권해석을 내리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 전화·인터넷 예약 시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허용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의료계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가이드라인이나 공문 형태로 전화·인터넷 예약이 진료행위라는 유권해석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8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병원의 전화·인터넷 예약은 진료행위로 인정받지 못해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불허됐다. 병원협회를 중심으로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서자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임시적으로 오는 2월까지 유예기간을 적용했다.
의료계는 “예약 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못하면 동명이인에 따른 환자 오인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촉구했다. 건겅보험 적용 대상 확인 여부도 주민등록번호로 이뤄지는 만큼 주민등록번호 수집은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복지부와 안행부는 의료계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안행부 관계자는 “복지부가 전화·인터넷 예약이 진료행위라고 유권해석을 내리면 수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