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 시장에서 민간 기업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공적개발 사업을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들은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녹색 프로젝트 중심의 지원 전략을 밝히고 있다.
녹색기후기금(GCF)은 5일 에너지관리공단 주관으로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사업진출 정보공유 워크숍’을 통해 향후 개도국 지원 사업에서 민간 기업의 참여 비중을 프로젝트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GCF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UN산하 기후변화 기금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대응 기금을 모금하고 이 자금을 개발도상국의 청정 개발에 지원하는 게 주목적이다. 현재 국제 사회로부터 기금을 모집 중이며 내년부터 개발도상국 청정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자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GCF가 민간 기업에 주목한 이유는 사업의 효율성과 투자 유치, 고용 창출 측면이 강하다. 유세프 GCF 아르파위 코디네이터는 “전통적으로 에너지산업 부문은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져야 사업 성공 가능성과 투자 유치, 고용 측면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GCF는 현재 독일과 프랑스 등으로부터 약 3조2000억원의 기금을 약속받은 상황이다. 올해 목표 금액은 7조5000억원으로 이를 바탕으로 모든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개발 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프로젝트 지원에 대륙별 균형을 유지하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이달 17일부터는 각 개도국으로부터 친환경 프로젝트 의사를 신청 받을 예정이다.
국제금융공사(IFC)도 민간기업 주도 사업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IFC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분야에 90% 이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IFC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유망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계속적인 투자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개도국 프로젝트에서 민간 기업의 투자와 사업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실증 사업을 대상으로 지원 의사를 밝혔다.
국제금융기구들이 민간기업의 역할을 부각시키면서 개도국 에너지 시장 진출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개도국 시장 진출은 국가 간 협의를 통해 물꼬를 트고 공기관이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민간 기업이 일부 지분 참여를 통해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앞으로는 정부 차원의 협의 채널을 유지하되 민간 기업이 현지 기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공기관이 협조하는 전략도 필요할 전망이다.
나용환 에너지관리공단 부이사장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이슈로 논의됐지만 실제 각국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생각해 볼 때”라며 “이번 행사가 국가 간 협력과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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