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 인아, 대기업 독점 TV시장 틈새를 노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한 TV·모니터 시장에 광주의 한 중소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광주하남산단에서 30년 가까이 전자부품제조에 올인한 인아(대표 백희종)가 그 주인공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나선 이 회사는 대기업 의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인지하고 과감히 체질 개선에 나섰다.

백희종 인아 사장이 자체 개발한 50인치 TV와 모니터의 에이징테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희종 인아 사장이 자체 개발한 50인치 TV와 모니터의 에이징테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아는 기존 전자레인지 제조라인에 30억원을 투자해 TV와 모니터 완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주력제품은 대기업 제품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TV·모니터다.

지난 7월에는 독자브랜드 ‘인아큐브(INACUBE)’를 론칭하고 완제품 생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요 타깃은 모텔, 병원, 학교, 헬스클럽 등 대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분야다.

지난 1987년 설립된 인아는 프레스 금형 및 부품 생산, 분체도장 등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부대우전자 백색가전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에 사용되는 부품을 납품하면서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원스톱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유철 디스플레이사업부 본부장은 “국내 가전부품 제조업은 인건비 구조가 높아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신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대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인아큐브는 가격 거품을 줄이고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고객에게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아큐브’ LED TV는 32인치 보급형부터 40인치, 50인치, 55인치 중대형까지 다양한 사양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178도의 광시야각을 지원하고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또 높은 위치에서도 왜곡현상 없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외부 수리전문업체와 계약을 통해 전국망을 갖춘 AS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수출 기반도 확보했다. 미국 LA와 멕시코, 베트남에 판매법인을 통해 5억원의 매출도 올렸다. 신규 거래처 발굴과 수출망 확대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250억원이 예상된다. 지난해 206억원과 비교하면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인아는 동부대우전자의 세탁기 탈수조와 캐비닛을 비롯해 현대기아자동차에 미션제어센서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의 공연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무대용 특화 LED제품 양산도 기획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호남지역본부가 운영 중인 산학연협력 네트워크 산업기계 미니클러스터에 참여해 활발한 협력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클러스터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할 계획이다.

백희종 사장은 “이미 미국·멕시코·베트남 등지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어 언제든 현지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며 “시장 상황과 트렌드를 꼼꼼히 분석하는 한편 R&D 예산과 인력을 늘려 제품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