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이크로미터의 정밀 3D 프린터 ‘3D 팩토리’

[이버즈] 국내에 3D 프린터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긴 하지만, 가정에서 쓸 수 있는 제품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것. 아직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집에서 쉽게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D 프린터의 공통점으로는 방식이 FDM이라는 것이다. FDM은 열가소성 수지를 녹여 층층이 쌓는 방식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열로 필라멘트를 녹여 얇은 구멍을 가진 노즐에서 쏘아 밑에서부터 위로 쌓아 올리게 된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지만, 출력물에 가로줄이 보여 후가공을 해야 할 만큼 퀄리티가 좋지 않다.

그런데 FDM이 아닌 DLP 방식의 3D 프린터로 출사표를 던진 국내 기업이 있다. ‘3D 팩토리’가 그 주인공이다. DLP는 FDM보다 고급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출력물이 FDM보다 확연히 좋다. 지난 10월 21일 직접 3D 팩토리 최홍관 대표를 만나고 왔다.

▲ 3D 팩토리 최홍관 대표
▲ 3D 팩토리 최홍관 대표

3D 팩토리는 광학렌즈 설계 및 생산을 위해 2009년 설립한 회사다. 3D 프린터는 2012년부터 R&D를 진행해 왔다. 재밌는 부분은 3D 프린터를 만든 이유다. 본업인 정말 광학렌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설계와 금형 수정을 반복해야 하는데,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수개월이 걸리는 작업을 수일 내로 줄이고, 더욱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시작했다고 최홍관 대표는 말한다.

한마디로 광학렌즈를 만들기 위해서 3D 프린터를 개발한 것. 그러다 보니 정밀 사출이 필요한 광학렌즈에 적합한 DLP로 일찌감치 눈을 돌려 기술력을 쌓아왔다.

DLP는 액체 형태의 액상 레진에 자외선 빛을 쏘아 출력하는 방식이다. 액상 레진을 얇게 펴고, 빛을 쏘면 해당 부분만 굳어지게 된다. 당연히 FDM 방식을 쓰는 3D 프린터보다 몸값이 높은 편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3D 팩토리 DLP 3D 프린터와 기존 DLP 제품과의 차별성이다.

기존 DLP는 액상 레진이 용기속에 채워져 있으면, 출력물을 위로 들어 올리면서 출력을 한다. 문제는 출력물이 무거우면 출력 도중 아래로 떨어져 버릴 수 있다. 이에 비해 3D 팩토리 제품은 아래로 내리는 방식이다. 출력물이 액상 레진에 잠기긴 하지만, 무거운 물건도 문제없이 출력 할 수 있다.

액상 레진을 굳어지게 쏘아주는 빛은 레이저를 쓴다. 보통 UV LED를 사용하는데, 레이저는 3D 팩토리가 유일하다고 최홍관 대표는 설명했다. 빛을 쏠 때 중요한 부분은 전체 면적에 균일하게 쏴야 한다는 점이다. 액상 레진은 특정 파장 수치에서 경화가 된다. 문제는 빛을 쏠 때 가운데는 10의 세기로 쏜다면, 귀퉁이로 갈수록 빛의 세기가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경화되는 속도가 달라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진다.

▲ 3D 팩토리 프린터로 출력한 결과물. 후가공을 하지 않았다.
▲ 3D 팩토리 프린터로 출력한 결과물. 후가공을 하지 않았다.

최홍관 대표는 “UV LED는 파장이 범위를 가지지만, 레이저는 정확한 수치로 쏠 수 있다”며 “레이저는 점 광원을 면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기술이 어려워 쓰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3D 팩토리가 레이저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광학렌즈 기술을 보유하기 있었기 때문. 3D 프린터를 광학쪽으로 접근한 유일한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액상 소재도 개발해 해외 수입 원재료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앞에서 3D 팩토리 제품은 출력물을 아래로 내리는 방식이라고 했다. 판을 밑으로 내리고 수평을 맞추는 것이 기술인데, 최고 사양의 제품은 1마이크로미터까지 세밀하게 출력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최홍관 대표는 가장 세밀한 3D 프린팅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동도공기를 3D 프린터에 접목해 구현해 냈다. 자동도공기는 도료, 잉크, 페인트 등을 필름, 철판, 제지 등의 재료에 일정한 두께로 코팅하는 장비다. IR 레이저가 높이를 측정하고, 자동도공기가 균일한 높이를 만든다.

3D 팩토리는 3D 프린터로 광학렌즈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 마이크로미터의 정밀 사출을 도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 최홍관 대표는 “아직 광학렌즈 제작에 성공은 하지 못했다”며 “성공할 때까지 도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3D 프린터는 소비자용 제품이 나와 있지는 않다. 기업, 연구소, 대학 등에 맞춤형으로 3D 프린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사용 중이란다. 소비자용 제품은 12월에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