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등 3세 경영체제 정착이 지배구조 핵심이다. 이 부회장 등 오너 3세는 삼성SDS 상장으로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오너 일가 외 이학수 전 부회장 등도 천문학적인 차익을 얻게 됐다.
◇삼성SDS로 시작해 제일모직으로 완료
경영권 승계 핵심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받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분 7.2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20.76%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의 총액은 4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속세만도 2조4000억원이 넘는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3.38%의 총액은 6조1500억원이다. 여기서 발생할 상속세도 최소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상속세는 최소 5조4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 회장의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경영권 승계는 마무리된다.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 출자구조의 핵심이 되는 셈이다.
삼성SDS 상장으로 이 부회장은 공모가 19만원 기준 1조6500억원을 확보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상장 후 주가가 40만원이 되면 3조원을 넘어선다. 이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상속세는 충분히 확보했다.
그렇지만 당장 이 부회장이 삼성SDS 주식을 현금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내년 초 예정된 제일모직 상장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통해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할 것”이라며 “제일모직은 지배구조 최상단에서 지주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내부 작업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SDS 보유 주식을 다른 계열사 주식과 교환,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중간금융지주제도 도입과 삼성전자홀딩스 설립 등 다양한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 상장으로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최소 각 5100억원을 확보한다.
◇이학수 전 부회장 등 천문학적 차익 ‘논란’
삼성SDS 상장으로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외에 천문학적 차익을 얻은 사람들이 또 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물산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 전 부회장은 1999년 삼성SDS가 23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할 당시 제3자 배정자에 포함돼 주식을 받았다.
이 전 부회장 주식은 307만주다. 공모가로만 환산해도 5800억원에 이른다. 상장 후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1조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김 사장도 이 전 부회장과 같은 방식으로 주식을 받았다. 김 사장의 주식은 132만주로 공모가 환산 시 2500억원을 웃돈다.
문제는 이 전 부회장과 김 사장이 불공정하게 주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미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전 부회장과 김 사장의 차익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유죄 판결을 받은 두 사람이 천문학적인 차익을 챙기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충실의무 위반으로 손해액뿐 아니라 이후 발생되는 부당이득도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