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보인 조세피난처 ‘룩셈부르크발 탈세리포트’

전 세계적으로 기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이 세제 면에서 유리한 국가에 본사를 이전해 절세를 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절세 대책으로 활용하는 국가나 지역은 조세피난처라고 불리며 탈법적 세금 회피 수단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속살 보인 조세피난처 ‘룩셈부르크발 탈세리포트’

이런 조세피난처 가운데 하나로 유명한 유럽 지역은 룩셈부르크다. 아마존의 룩셈부르크 세금 회피를 불법으로 보고 EU가 본격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룩셈부르크가 글로벌 기업에 세금 감면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올라와 눈길을 끈다.

비영리 탐사 보도 기관인 ICIJ(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는 유출된 기밀문서 2만 8,000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룩셈부르크가 글로벌 대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혜택을 누리고 있는 기업은 펩시와 이케아, 페덱스 같은 업체 뿐 아니라 JP모건체이스와 도이치은행 같은 금융기관, 아부다비 정부 기관 같은 곳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르면 룩셈부르크는 특정 기업에 대해 콤포트 레터(comfort letters)라는 특별한 혜택을 적용한다. 유출 정보에는 세계 최대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인 PwC(PricewaterhouseCoopers)의 서명이 있다. PwC가 수많은 기업에 절세 대책을 컨설팅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PwC 측은 이번 보고에 이용한 문서가 너무 오래된 것이며 의미 없는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U는 지난 2003년부터 아마존이 룩셈부르크에서 적용 받은 세제가 실질적으론 EU 내에서 금지된 국가 보조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룩셈부르크에 다시 과세를 요구했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는 인센티브 존재를 부정한 탓에 논의는 평행선을 그려왔다. 올해 10월 EU는 아마존의 룩셈부르크 내 세제에 대해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룩셈부르크 재무부는 EU에 협력하겠다면서도 국가 보조라는 EU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말로 사실 관계를 부정했다. 아마존 역시 룩셈부르크에서 특별한 세제 조치를 받은 게 아니라는 말로 우대 세재 존재를 부정했다.

이번 세금 감면 지적 보고서는 아마존과 애플, 스타벅스 등 룩셈부르크에서 탈법적 절세 행위를 한 기업에 대한 EU의 과세 조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