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굴러가게 하는 건 수 만 가지 부품이다. 자율주행차도 자동차인 만큼 자율주행 기반 기술은 부품에서부터 구현돼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회사들도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로드맵을 짜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쉬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협업보다는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에 무게를 둔다. 주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인프라도 직접 구축할 계획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전자식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 등 안전 부품을 만들어온 만큼, 자율주행 시대에도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도 부분자율주행차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운전자가 자동주행을 지켜보는 부분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시속 40㎞대 저속에서는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 내년에는 완전 자동 주차 보조기능 부품 양산을 시작한다.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넘어 원거리 예상경로를 분석하는 ‘일렉트로닉 호라이즌’도 개발 중이다. 곡선 도로, 경사도, 차선 등 데이터를 미리 입수해 분석한다. 완전자율주행 가능 시점은 일단 2020년 이후로 미뤄 신중한 접근을 보였다.
같은 독일계 부품 회사 콘티넨탈은 ICT 분야와 협업에 적극적이다. 이미 지난해 IBM과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센서가 볼 수 없는 원거리 도로 정보를 분석해 처리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야에서 IBM 기술을 빌리기로 했다.
이 회사 역시 단거리에서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가 앞으로 나타날 도로 자체를 내다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13개 사업부 중 6개 사업부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2016년 부분(Partially)자율주행, 2020년 고도(Highly) 자율주행, 2025년 완전(Fully) 자율주행을 실현할 계획이다. 고도자율주행 단계부터는 운전자의 일상적 개입이 필요 없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차선 등 도로 인프라도 필요하다”며 “이를 고려해 세운 계획인 만큼 여러 환경이 뒷받침돼야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