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폭언에 분신한 아파트 경비원 끝내 숨져

입주민들의 폭언, 괴롭힘 등으로 시달리다 분신을 시도했던 압구정동의 아파트 경비원이 끝내 숨졌다.

7일 강남경찰서와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경비노동자 이모(53)씨가 수차례 피부이식수술 등의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숨졌다.



7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투병 중이던 이씨는 수차례 피부이식수술 등의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숨졌다.

이씨는 지난달 7일 오전 9시3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그랜저 승용차 안에서 자신의 몸에 시너를 붓고 불을 붙여 전신 3도의 화상을 입었고, 한 달여 동안 치료를 받아왔다.

사건 당시 노조는 이씨가 분신을 시도하기 직전 한 입주민이 이씨에게 폭언을 퍼붓는 등 인격 모독적 대우를 받아왔고 그 결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노조와 이씨의 가족들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식사과, 사고수습 대책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으나 입주자대표회의는 치료비 성금 모금 이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이 아파트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무시해온 결과가 낳은 비극”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경비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와 비인간적 대우가 드러난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 했다.

한편 경찰은 이씨의 분신에 주민들의 욕설이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놓고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R타임스

장세규기자 srtim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