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신사업 연착륙으로 내년 더 기대

종합상사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신사업들이 연착륙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주력 사업의 무게중심이 신사업으로 이동하고 실적도 급성장하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종합상사들은 그동안 투자해온 신사업에서 본격 성과를 거두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3분기 매출액 3조3224억원, 영업이익 4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3% 늘었다. 기존 트레이딩 중심의 단순 사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오거나이징 사업을 집중 강화한 전략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오거나이징은 발전·자원개발 등 다양한 사업의 개발, EPC, 운영에 참여하고 지분을 판매하거나 중개해 수익을 올리는 사업 모델이다. 삼성물산은 3분기 495억원의 영업이익 가운데 56%에 달하는 280억원을 온타리오 신재생 사업과 칠레 발전 사업의 오거나이징 피(중개수수료)로 거둬들였다. 오거나이징 사업 수익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사업인 온타리오 1단계 프로젝트가 내년 상반기 완료되면 총 520㎿규모 풍력·태양광 발전 단지를 운영하게 된다. 이어 2016년까지 550㎿규모의 신재생 단지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물산이 온타리오 프로젝트를 통해 분기당 최대 70억원의 전력판매 수익과 오거나이징 피로 이를 뛰어넘는 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캐나다 전력 당국과 장기간 일정 수익을 보장받는 PPA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 전력 판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운영비를 절감하거나 사업 지분을 일부 매각해 발생하는 오거나이징 피 형태의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8%나 늘어난 896억39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미얀마 가스전 이익이 반영되면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루 가스 생산량이 정점을 찍는 내년엔 영업이익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2월부터 가스 생산량을 하루 5억 입방피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3억 입방피트에서 4억 입방피트로 늘린 뒤 지난 3분기 가스부문 영업이익은 696억원으로 치솟았다. 5억 입방피트로 늘어나면 분기별로 약 1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 판매 가격은 장기 공급 계약으로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덜 받는다”며 “회사는 미얀마 가스전 추가 시추 비용을 포함해 앞으로 3년간 1조 6000억원을 신규 사업 발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