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車 녹슬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죠..."

테로손 영등포점 방문해보니…

이날 작업한 모델은 기아 모하비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이날 작업한 모델은 기아 모하비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쇠가 녹이 스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래서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한 겁니다."

테로손(Teroson) 영등포점 신현창 대표의 말이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테로손 매장을 찾았을 땐 이미 언더코팅과 방청 작업이 한창이었다. 육중한 자동차가 리프트에 올라 있었고, 차에서 떼어낸 소음기와 발판이 바닥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막 작업을 시작했다는 신현창 대표는 차 아랫부분에 붙어있는 스페어타이어를 떼어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바퀴 네 개를 모두 분리해 바닥에 늘어놨다.

테로손은 글로벌 화학회사 헨켈의 실링과 코팅 브랜드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테로손은 글로벌 화학회사 헨켈의 실링과 코팅 브랜드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테로손은 글로벌 화학회사 `헨켈(Henkel)`의 자동차 차체, 수리 및 유지보수와 산업용 어셈블리 영역에서의 본딩, 실링, 코팅 강화 부문 브랜드다. 이날 방문한 매장은 1호점으로, 30여평 규모다. 깔끔하게 정리된 이곳은 차를 들어 올리는 리프트를 비롯, 공정에 사용되는 각종 약품이 선반에 차곡차곡 정리돼 있었고, 방문자를 위한 대기실도 마련돼 있었다.

이날 언더코팅과 방청 작업을 한 모델은 기아차 모하비다. 한 눈에 새 차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출고한지 일주일 정도 지난 모델로, 차 주인이 정식번호판으로 바꾸자마자 바로 서비스를 맡겼다는 설명을 들었다.

코팅에 앞서 장착된 부품을 떼어내야 한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코팅에 앞서 장착된 부품을 떼어내야 한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언더코팅과 방청은 모두 녹이 스는 걸 막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방식에 차이가 있다. 언더코팅은 자동차 바닥 표면을, 방청은 프레임 내부까지 코팅하는 작업이다. 사용하는 약품도 다르다. 방청 약품엔 `캐비티 왁스(Cavity Wax)`가 포함돼 있다. `크래용`에도 들어가는 이 성분은 약품이 표면에 붙어 떨어지지 않도록 돕는다. 그리스를 떠올리면 된다.

이같은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차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차를 구성하는 주된 성분인 철이 변질되면 그만큼 버티는 힘이 약해지고, 사고가 났을 때 그 충격을 탑승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게 된다는 게 방청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신현창 대표는 한 번 코팅 후, 외부 충격에만 유의한다면 10년 이상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수시로 점검해야 하며, 특히 염화칼슘에 노출될 수 있는 겨울철이 오기 전에 시공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분리된 부품을 바닥에 가지런히 정렬해놨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분리된 부품을 바닥에 가지런히 정렬해놨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가장 먼저 코팅할 부분에 장착된 부품을 하나씩 떼어내기 시작했다. 분말 형태인 도료가 뭍을 수도 있고, 부품이 막고 있는 부분은 제대로 코팅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작업 중엔 발판과 소음기, 스페어타이어는 물론, 스페어타이어 캐리어, 방열판 커버 등을 순서대로 분리했다.

이물질은 접착력을 약하게 한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이물질은 접착력을 약하게 한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그런 다음 `토네이도 건`으로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먼지 등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코팅제 접착력이 떨어진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오일, 구리스, 페인트 자국, 분말 스케일, 기포 오일, 지문, 염화물 등을 제거하기 위해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전용 세척제를 이용해 닦아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비닐을 이용해 도료로부터 차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비닐을 이용해 도료로부터 차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다음은 차의 각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킹 작업. 드라이브 샤프트와 조인트, 배전 등은 신문지로 둘러싸고, 비닐을 이용해 전체를 포장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한 번 붙은 코팅 도료는 벗겨내기 어렵기 때문에 철저한 작업이 요구된다.

1차 코팅 작업(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1차 코팅 작업(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포장 작업이 마무리되고, 코팅이 시작됐다. 코팅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먼저, 1차 코팅은 기본적인 작업이다. 다른 매장의 서비스와 큰 차이는 없지만, 헨켈의 제품은 벤츠나 BMW 등 독일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검증된 것 이라고 신 대표가 재차 강조했다. 코팅 도료는 잘 굳지 않고 유연한 성질을 띠고 있는 게 특징이다. 딱딱하게 굳어버리면 주행 중 긁히거나 휠 경우 금이 가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철판에 발라놓은 도료 면을 손톱으로 찍어보니 홈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차 코팅은 MS폴리머를 이용한 재료로 이뤄진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2차 코팅은 MS폴리머를 이용한 재료로 이뤄진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2차 코팅 완료 후 표면(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2차 코팅 완료 후 표면(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2차 코팅은 합성 실리콘으로 이뤄진 MS폴리머를 이용한 작업이다. 약품을 뿌리니 매끈하게 코팅된 면이 금세 거칠게 바뀌었다. MS폴리머는 방음재로도 사용되며, 철판 이음새를 메우거나, 강성이 약한 부분을 보충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실리콘이기 때문에 부식에 강한 것은 물론이다. 완벽하게 마르는 덴 40분 정도가 걸린다.

1·2차 코팅면 비교(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1·2차 코팅면 비교(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이렇게 언더코팅이 마무리된 후, 방청 작업이 진행된다. 기기에 약품을 채우고, 가는 호스를 홀에 넣어 약품을 분사하는 과정이다. 또 실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음새 부분도 찾아 보완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이렇게 모든 코팅을 마치고, 분리한 부품을 제자리에 붙이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방청은 프레임 내부를 보호하기 위한 작업이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방청은 프레임 내부를 보호하기 위한 작업이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테로손 매장은 전국에 약 100개, 서울에선 3개가 운영 중이다. 시공 가격이 비싼 편이기 때문에 고가의 자동차를 가진 이용자가 많고, 코팅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가 설명했다.

영등포점 신현창 대표는 "수입차의 경우 코팅과 방청 처리가 제대로 돼 있는 편이지만, 국산차는 그렇지 않은 차를 많이 접해 안타깝다"면서, "본격적인 겨울철에 앞서 차를 미리 정비해 두는 편이 좋고, 바다 근처에 오랜 기간 차를 둔 경험이 있다면 가까운 센터에 방문해 부식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