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배당수입 예산 11% 늘려잡아

정부가 출자한 기관으로부터 받을 내년 배당수입 예산을 11%가량 늘려 잡았다.

정부는 9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일반회계 세외수입 항목 가운데 정부출자수입(배당수입) 예산을 3616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예산(3251억원)보다 11.2%(365억원) 늘어난 수치지만 최근 연간 추이를 고려하면 규모가 많은 편은 아니다.

배당수입은 실적 기준으로 2010년 1994억원까지 줄었다가 2011년 4339억원, 2012년 6048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2013년 4930억원, 올해 3256억으로 2년째 줄었다. 최근 감소세는 실적 부진의 영향이 크지만 공기업의 부채 급증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반회계 소관 정부출자기관 29곳 중 실제 배당을 한 곳은 지난해 19곳에서 올해 17곳으로 줄었다. 올해 정부 배당액은 기업은행이 12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수자원공사(592억원), LH공사(437억원)가 뒤를 이었다.

내년 배당수입은 출자기관의 올해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정부는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배당수입을 추정해 다음해 예산에 반영한다.

시장 관심은 일반회계 출자기관 중 상장사인 기업은행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세 곳에 쏠려 있다. 올해 실적이 좋아지는 흐름인데다 배당 확대 정책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개별기준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6.7% 늘어난 57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3분기에도 6.6% 늘어난 2031억원을 기록, 증가세를 유지했다. 정부의 기업은행 지분율은 보통주 55%(3억364만주), 우선주 45.8%(4485만주)다.

한전은 지난 정부 때는 전기요금 인상 억제로 5년 연속 적자를 내며 배당을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흑자 전환하며 올해 주당 90원을 배당해 오랜만에 정부에 122억원의 배당금을 안겨줬다. 특히 한전은 올해 실적이 개선세인데다 삼성동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현대차그룹에 매각해 배당 증가 기대가 크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순손실을 내며 연초 배당을 못했지만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배당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 실적이 예상보다 나아지거나 정부의 배당협의체 협의 과정에서 배당 확대 정책의지가 반영된다면 실제 배당액이 예산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