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증권업계, 기업 경계 허물자…IT프로젝트 ‘공동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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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공동으로 정보기술(IT)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여러 증권사가 같은 소프트웨어를 선정해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신(新)풍조’다.

구축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규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사별 특성을 반영하는 후속 대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일곱 개 이상 증권사가 사기방지시스템(FDS)과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 시스템 공동 구축 협약을 맺고 프로젝트에 잇따라 착수했다.

KDB대우증권·동부증권·유진투자증권·현대증권 네 개 증권사는 지난달 사기방지시스템(FDS) 공동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어 대신증권·동부증권·유진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한화투자증권이 공동으로 FATCA 시스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FDS와 FATCA는 금융감독원의 규제와 국제적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대응해 반드시 마련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공동 솔루션 구매와 개발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증권업계 불황으로 IT 투자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나온 공동구매 전략인 셈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증권업 종사 인력은 2011년 대비 임직원 수만 6000명 넘게 줄어들고 475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3분기 정책 효과와 판매관리비 개선으로 실적 상향이 점쳐지지만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영업환경은 악화일로다.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한 증권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비용이 단독으로 추진할 때와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실무진과 경영진 협의를 거쳐 효율적인 프로젝트 운영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 프로젝트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FDS 프로젝트는 이상 징후가 예상되는 거래를 적발하려면 기존 정보시스템을 수정해야 하고 기존 프로세스와 달라져야 하지만 증권사마다 방식이 달라 각기 수정해야 한다.

한 FDS 전문 컨설턴트는 “FDS를 패키지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구축했다 하더라도 증권사별로 커스트마이징을 60% 이상 해야 한다”며 “개별 시스템통합(SI) 사업 비중이 높은 FDS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에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FATCA 컨설팅업체 관계자 역시 “증권사마다 취급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공동시스템 구축은 어렵다”며 “결국 형식적 대응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용어설명: FDS-부정거래를 탐지하고 적발하는 시스템으로 금융당국이 올 연말까지 설치를 의무화했다.

FATCA-금융기관이 금융거래 이용자 대상으로 미국 납세의무자 여부를 파악해 해당자의 거래내역과 계좌정보를 미국 국세청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국가 간 협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1일 FATCA를 시행해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시스템 공동 구축 참여사와 일정>


시스템 공동 구축 참여사와 일정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