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전력, 저렴한 비용, 넓은 활용 분야. 이것이 비콘이 사물인터넷(IoT) 시대 주목받는 이유다. 블루투스 4.0(BLE:Bluetooth Low Energy) 적용으로 가장 큰 난관인 배터리 문제를 극복한 비콘은 향후 O2O와 IoT를 이끌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비콘이 아직 시장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한 것은 아니다. 먼저 시장 활성화를 꾀한 근거리무선통신(NFC)이 인프라 측면에서 앞선다. 비콘이 애플 중심 iOS 생태계에 기반하고 있다면 NFC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보급률이 iOS를 압도하면서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도 NFC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최근 비콘 관련 인프라와 솔루션, 서비스가 크게 늘어나면서 빠른 생태계 확대가 예상된다.
비콘과 NFC의 가장 큰 차이는 통신 범위다. 비콘이 최대 50m 안에서 통신이 가능하다면 NFC는 10㎝ 이내에서 통신이 이뤄진다. RFID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NFC는 리더기와 반드시 접촉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은 우수하지만 거리 제약이 크다. 비콘이 50m 이내 사용자 위치 이동을 감지해 관련 정보를 보내는 반면에 NFC는 근접 거리에 있는 사용자에게만 정보 전송이 가능해 실내 위치 기반 마케팅 도구로 우위를 갖는다. IoT 역시 마찬가지다. 일일이 기기와 접촉해야 하는 NFC와 달리 비콘은 접근만으로 손쉽게 통신할 수 있다.
비콘과 NFC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모바일 결제 시장이다. 그동안 NFC를 배제하고 자사 비콘 서비스 ‘아이비콘’에 집중해온 애플이 최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출시와 함께 아이폰6에 NFC를 탑재하며 무게 추는 NFC로 쏠리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비콘의 강점이 있다. 결제를 위한 NFC 리더기 가격이 수백달러인 반면 비콘 가격은 20~30달러 수준이다. 카드사와 통신사 등 국내 많은 기업이 이미 NFC 결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것이 일선 매장이 비싼 NFC 리더기 도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상점이라면 사실상 2만~3만원 수준 비콘 한, 두 개면 비콘으로 모바일 광고부터 결제까지 모두 가능하다.
비콘 단점은 너무 많은 메시지 범람이 스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NFC가 사용자의 터치에 의해 메시지 수신 여부를 결정하는 반면에 비콘은 사용자 의지와 상관없이 메시지가 수신된다. 백화점에 들어선 순간 수십 개 매장에서 한꺼번에 쿠폰을 쏟아낼 수 있다. 어디를 가든 비콘이 있는 곳이면 위치를 추적당한다는 심리적 저항감도 극복 과제다. NFC 대비 넓은 통신 거리는 모바일 결제에서는 보안 취약 우려와도 연결된다.
박철순 SK텔레콤 컨버전스사업본부장은 “비콘은 NFC와 비교해 다양한 고객 편의 기능 제공과 전시장·병원·경기장 등 다양한 장소 적용이 가능하지만 아직 서비스 검증이 필요한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