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한경연 원장, 한중FTA `가전, 자동차 등 중국의 역공 대비해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저가의 중국산 가전, 자동차 등 소비재가 한국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인해전술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1일 간담회를 통해 “제조업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대량생산을 통한 시장가격 하락 사태가 우려된다”며 이를 ‘인해전술 트라우마’라고 지칭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 한중FTA `가전, 자동차 등 중국의 역공 대비해야`

대량생산을 통한 저가의 가전, 자동차 등 소비재가 FTA의 관세인하 효과를 발판으로 오히려 중국기업이 한국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중 FTA는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엔 득이 되겠지만 실제 효과가 예상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업종별로 좀 더 세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원장은 “이번 FTA를 확실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더불어 업종별 중국 부유층의 소비성향 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중 FTA 체결로 한국 기업들의 소비시장 확대가 기대되지만 시장의 성장성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해외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발표와 달리 실제로는 4%에서 5%대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이 중국시장 공략 전략을 세울 때 이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권 원장은 한중 FTA 타결로 한국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농축식품 분야도 중국 소비시장에 진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식품산업이 연평균 15%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한류의 영향으로 김치, 유자차, 김, 라면 등 한국식품의 중국 내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